이라크·이란·사우디·러시아·미국 각축전

[이투뉴스] 중국이 안정적인 원유 공급선 확보를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들이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990년대까지 석유 수출국이었던 중국은 경제성장으로 소비량이 늘자 수입이 불가피했다. 중국은 현재 세계 두 번째 석유소비국이자 최근 미국을 앞질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를 수입했다.

이에 따라 높은 해외 석유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공급 차질의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비축유와 비축시설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다. 2020년까지 5억배럴의 비축량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최근 석유 수입량을 크게 늘려 산둥성 칭다오에 1900만 배럴을 채우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하루 최대 7200만 배럴 수입이란 기록을 세웠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보유량은 7억2700만 배럴 수준이다.  

2000년 중국은 석유 소비의 30% 정도를 수입에 의존했다. 그러나 작년 수입 의존도는 57%까지 상승했다. 월별 수입량 수치에 변동이 있었지만 현재 수입량 수준은 사상 최고다.

중국은 올해 말 신규 원유 저장시설을 구축해 수입량을 더 늘릴 수 있게 했다.

중국은 수입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많은 산유국과 고정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중국의 수입국들은 대부분 중동과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지정학적 사건들이 지난 몇 년간 중국의 원유 수급에 차질을 줬다. 2011년 남수단은 중국에 하루 26만 배럴의 원유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듬해 폭동이 발생하면서 석유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리비아도 내전 후 수출을 중단해 공급 라인을 추가로 잃었다.  

경제 제재 이전 이란은 중국에서 세번째로 큰 원유 수출국이었다. 이란은 하루 55만 배럴의 원유를 중국에 제공했으며 이는 중국 수입량의 11%를 차지했다.

그러나 2011년 미국 주도로 국제사회에 의해 이란에 경제적 제재가 가해졌으며, 이듬해 수입량은 43만9000배럴로 급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은 원유 교역에서 2012년 예상보다 더 강한 위치에 서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해체되면서 중국은 이란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중국은 올해 이란으로부터 하루 약 6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이란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수입량은 더 많아질 수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을 때 계약이 체결돼 배경도 관심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우디가 지난달 하루 1050만 배럴로 생산량을 늘렸으며, 향후 중국내 시장 점유율을 두고 이란과 경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라크도 원유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중국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CNOOC와 시노펙, CNPC 등 중국의 석유 회사들은 이라크와의 계약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어 원유 생산량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도 중국에 수출량 확대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은 2014년 36%까지 치솟았다.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은 송유관을 통해 석유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대부분의 원유 수입을 해상 수송선에 의존하고 있는데 수송 중단에 대해 우려해 왔기 때문이다. 사실상 러시아는 중국 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점유율을 탐색해왔다.

러시아는 송유관 확대를 통해 중국으로의 수출을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미국 석유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중국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있었다. 유가 하락으로 중국의 지출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수입량이 줄면서 중국이 사들일 수 있는 원유량이 늘어나게 됐다.

이라크와 이란, 사우디,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중국내 시장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게 된 이유다.

향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중국의 원유 수요는 2020년께 현재 2배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략적 석유자원 확보전에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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