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본원 이전기념식 오찬간담회 개최
"신산업 육성은 전기료 정상화 전제돼야"

▲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이투뉴스]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사진>은 21일 "에너지신산업이 제대로 육성되려면 전기요금 정상화가 전제돼야 하고, 시장경쟁은 판매시장 개방 등 시장기능이 잘 발휘되는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날 울산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열린 이전기념식을 앞두고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신산업 인큐베이팅은 국가가 할 수 있지만 육성은 결국 기업이 투자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여야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취임 이후 한 달여간 현안 파악과 조직정비를 마친 박 원장이 연구원 경영과제와 중점 연구방향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계량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1991년 에경연 연구원으로 에너지와 첫 인연을 맺은 뒤 대학에서 환경경제학을 강의해 왔다.

박 원장은 우선 현 조직과 관련 "단기과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평가가 좋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이슈를 개발하고 제시하는 부분은 미흡했다"고 진단했다. "출연연구기관으로 정부가 원하는 연구만이 아닌 먼저 던지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최근 그는 조직 정비과정에 이런 기능을 맡을 중장기 정책연구단을 연구원에 신설했다. 임기내 역점 과제로는 ▶석유·가스 분야 밸류체인 산업화 ▶원자력 안전분야 중점 연구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개선 등을 꼽았다.

박 원장은 "신산업과 기술이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에너지안보 확보 차원에 원자력은 아직 버릴 수 없는 현실적 에너지"라면서 "기술부분은 연구가 어렵더라도 사회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분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을 부정하고 현실적인 믹스를 만들거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맞추기는 어렵다고 본다. (원자력을) 현실의 에너지로 보고 국민의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경쟁효율화는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 현실적이란 견해도 피력했다.

박 원장은 "에너지신산업이 육성되려면 시장의 니즈를 잘 아는 다양한 공급자들의 참여가 필요한데, 그런 맥락에서 판매시장 개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방향성은 그쪽이 맞지만 원스텝으로 가면 효과가 저감될 수 있다. 스텝을 밟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느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에너지는 완전 자유화가 어려워 완전히 시장에 맡긴다는 것은 부적합하다. 시장이 할 수 있는 부분부터 가야한다"면서 "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방향성을 제시하고, 경제주체들에게 적응기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산업 분야에서는 요금 정상화를 선결과제로 지목했다.

박 원장은 "우리 전기료나 한전 경영상태를 볼 때 요금이 싸다는데는 모두 동의할 것"이라며 "에너지다소비 구조라 요금인상에 따른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라도 (정상화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온실가스 감축 대응 역시 현실에 기반한 목표설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그는 "일본, 유럽, 미국 등의 감축목표를 보면 모두 기술발달 추세선 안에서의 에너지원단위 개선"이라며 "하지만 과거 우리의 목표는 우리 추세와 많이 떨어져 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울산=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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