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중간보고회서 B/C 1.1, PI 0.9 수준의 조사결과 발표
도시가스 이의제기 불구 산업부 "결과나오면 예정대로 추진"

[이투뉴스] 수도권 광역 열배관망 건설사업인 그린히트 프로젝트가 투자비용보다 국가적인 편익이 더 높다는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단 경제성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린히트 사업추진에는 청신호가 켜진 것이란 분석이다.
<관련기사 : 그린히트 프로젝트 기정사실화 수순>

하지만 도시가스업계의 반대가 여전히 거센데다 산업부 내에서도 중간보고 당시 이의제기를 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예타 결과를 모두가 수용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이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KDI(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지난달 말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 예비타당성조사’ 중간보고회를 열어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기획재정부는 참석하지 않고, 산업부 에너지관리과와 가스산업과, 사업추진 주체인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KDI는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가장 중요한 그린히트 프로젝트의 B/C(비용대비 편익비율)는 1.1 수준으로 평가했다. 투입비용 대비 편익이 더 크다는 것이다. 다만 PI(수익성지수)의 경우 1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예비타당성 조사기법인 AHP(분석적 계층화법)를 통해 경제성 분석과 정책성 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 그린히트 프로젝트를 ‘타당성 있음’으로 잠정결론 내렸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는 그린히트 프로젝트가 에너지이용효율제고 및 온실가스 감축정책 방향과 일치하는 만큼 사업을 시행해도 좋다는 의미다.

산업부에서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그린히프 프로젝트의 사업타당성 검증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인했다. 양원창 에너지관리과장은 “예타 중간보고에서 BC비율이 1.1 정도 나오는 등 그린히트가 에너지절감 및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국가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3주 후에 최종결과가 통보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 스크린 과정에서 미세조정은 있을지 모르지만 확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종 결과가 나오면 예정대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산업부 입장”이라며 추진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가스산업과에서 열공급에 대한 편익이 과도하게 산정됐으며, 도시가스사 피해에 대한 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전체적으로 기존 도시가스업계의 반대의견을 가스과가 다시 한 번 되짚은 모양새다. 에너지관리과는 집단에너지를, 가스산업과는 가스분야 정책을 담당한다.

또 한난 역시 광역 열배관망 건설을 통해 미활용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효과 등 다양한 편익이 일부 반영되지 않아 B/C와 PI 등이 낮아졌다며 맞불을 놓는 등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KDI 측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맡긴 산업부가 내부조율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 이견이 있으면 공문을 통해 접수하면 검토 및 반영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 산업부는 KDI에 그린히트 프로젝트 예비타당성조사와 관련 추가적인 의견제시를 위한 공문발송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간보고 이후 에너지관리과 및 가스산업과 간 내부조율을 통해 더 이상의 문제제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양원창 과장은 “산업부 내 이견은 없다. 가스산업과가 도시가스업계의 우려를 한 번 더 거론한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KDI에 산업부 차원의 별도 의견제시는 없을 것이며, 일정대로 예타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린히트 프로젝트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합격점을 받음에 따라 일단 사업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대 쟁점이던 경제성에 대해 검증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후속일정은 최종 조사결과가 나온 후 산업부 광역망기획단 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반면 도시가스업계는 이번 예타 결과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예비타당성조사 과정에서 KDI에 제출했던 여러 자료를 통해 사업의 부적절함을 지적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산업부와 한난이 사업추진을 강행할 경우 국회를 중심으로 반대운동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국회 입장이 최종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린히트 프로젝트 : 인천지역 발전소 폐열 및 수도권매립지공사 등에서 활용하지 않은 열을 끌어 모아 서울지역 공동주택에 지역난방용 열을 공급하는 수도권 광역 열네트워크 구축사업을 말한다. 인천-목동-사당-강남을 연결하는 열배관 약 60km를 건설하는 것은 물론 가압장과 축열조 등을 설치하는데 모두 289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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