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4사 모두 흑자전환 전망…전체 7465억원 적자 난 작년과 대조
유가↑·정제마진↑·재고평가이익 덕분…1달러↑에 영업익 300억원↑

[이투뉴스]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이 각각 27일과 30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두 회사는 기업설명회를 개최한다고 안내공시를 냈다. 올해 정유4사의 실적을 두고 큰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관건은 '얼마나' 흑자가 날 것인가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의 정유사 1분기 실적 전망과 분석보고서가 활발하게 발표됐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매출액이 11조707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흑자전환하고 전년대비 8.3% 증가한 2443억원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재고손실규모가 전분기대비 크게 축소되고, 복합정제마진이 전분기 배럴당 0.2달러에서 1분기 4.3달러로 상승해 정유부문이 전분기 5859억원 적자에서 983억원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쓰오일도 흑자전환이 예상됐다. 곽 연구원은 "1분기 매출액 4조5197억원에 영업이익 1168억원으로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보였던 것에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우디의 아시아향 원유판매가격(OSP) 하락효과가 전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말 대비 유가의 추가 하락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재고 손실도 당초 예상대비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에 대해서도 증권사들은 매출액 3조4000억원에 영업이익 1200억원과 매출액 7조1420억원에 영업이익 2150억원을 예상했다. 이처럼 흑자전환 전망이 잇따르자 시장은 실제 영업이익 얼마인지 정유사의 입만 바라보며,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유가 1달러 인상마다 재고평가이익 200억~300억원
정유사의 실적 개선을 당연시하게 보는데는 유가상승, 재고평가이익, 정제마진 개선 등 긍정적인 요소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80%를 넘는 두바이유는 지난 1월 배럴당 44달러로 최저점을 찍은뒤 반등해 21일 현재 59.34달러까지 올랐다.

정유사들이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해 국내에 들여오기까지 1~2달이 소요되는 현재 시스템 상에서는 도중에 유가가 하락할 경우 '재고평가손실'을 입게 되지만, 반대로 유가가 상승할 때는 '재고평가이익'을 얻게된다. 이에 대해 KDB대우증권은 유가가 1달러 인상될 때마다 정유사는 재고평가이익 등으로 200억~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얻는다고 수치화 했다.

여기에 더해 정유사 수익성의 직접적인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도 2년 여만에 최고점을 찍고 있다.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3분기 배럴당 2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10달러대로 상승했다. 복합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원유를 구입해 가공, 판매하는 제품에 붙는 마진으로, KDB대우증권은 "정제 마진이 1달러 오르면 정유사의 영업이익이 약 500억~800억원 오른다"고 설명한다.

한국신용평가도 "정제마진 1달러 변동시 국내 정유사 합산기준 9억2000달러의 손익이 변동된다"고 분석했다. 생산능력에 따라 각사를 구분하면 정제마진이 1달러 오를때마다 SK이노베이션이 3억3000달러, GS칼텍스 2억5000달러, 에쓰오일 2억3000달러, 현대오일뱅크 1억2000달러씩 영업이익을 얻는다. 

사우디의 아시아향 OSP 가격 인하도 정제마진 상승 및 정유사 수익 개선에 한몫했다. 하이투자증권은 "4월 아시아향 OSP는 -0,9달러"라며 "과거 3년 평균 2.06달러 였고, 지난해 평균 1.48달러 였던 점과 비교하면 현재 OSP는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아시아 시장의 원유 수급 상황을 감안하면 당분간 공급 우위 상황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OSP 반등 가능성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결국 1분기 실적 발표를 두고 정유사의 영업이익이 시장전망치보다 높을 것 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이 됐다.

◆지난해 정유4사, 재고평가손실액만 2조8000억원
하지만 정유사의 실적이 이번 1분기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인가로 얘기를 전환하면 대부분이 아니라고 단정한다. 이번 1분기는 지난해 하반기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추락한뒤 잠시 겪는 조정국면이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으로 지난해 손실 규모를 만회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두바이유 가격은 1월 평균 104달러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6월에는 연중 최고가로 111.23달러를 찍어 큰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11월말 정기총회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기존 생산목표량인 하루 3000만 배럴을 동결을 발표한 전후로 폭락이 시작돼 12월 31일 53.60달러로 반토막 났다.

이 가운데 OPEC 회원국 중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 시장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5개월 연속 원유판매가격 인하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우디 정부관계자는 향후 1~2년 간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이 돼도 자국은 견딜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며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그 결과 지난해 정유4사의 영업손실은 7465억원이었다. 특히 정유부문에서 2조5000억원의 손실을 봐 비정유부문에서 벌어들인 1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날렸다. 정유부문에서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손실이 2조8000억 발생하며 전체 영업이익을 갉아 먹은 상황이었다.

정유사별로 살피면 GS칼텍스가 매출 40조2584억원(전년대비 11.83% 감소)에 영업손실 4563억원으로 가장 심각했다. 그뒤로 에쓰오일이 전년대비 매출이 8.35% 감소한 28조5576억원에 영업손실 2589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영업손실 분은 4분기의 영향이 가장 큰데, 유가가 급락한 4분기에만 2132억원의 적자를 내 전체손실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1977년 이후 37년 만에 적자 전환하며 시장을 들썩였다. 매출액 65조 8757억원, 영업손실 2241억원을 기록한 것. 전년대비 매출이 1.2%(7938억원)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 6069억원 줄어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도 4분기에만 재고평가손실로 484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본 정유사는 현대오일뱅크다. 현대오일뱅크는 유가 하락에 대비하며 재고를 낮추고 공장 가동률을 낮춰 사업을 진행한 결과 매출액 18조2580억원으로 10.04% 감소는 다른 정유사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1928억원의 영업이익을 봤다.

한편 이번 1분기의 반짝 실적을 가리는 정유사의 영업환경에 대한 우려도 많다.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증가한 가운데 수출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 비중은 2005년 34.5%에서 지난해 48.8%로 늘며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 등 역내 주요 수요처 설비증설과 수요성장 둔화 등으로 수출여건이 나빠졌다. 한국신용평가는 2011년과 지난해 수출물량을 비교할 때 중국이 24% 감소했으며, 인도네시아도 32% 줄었다며 싱가포르가 59% 증가하며 그 비중을 메웠다고 분석했다.

이윤애 기자 paver@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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