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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에너지자립마을 대표모델 '십자성마을'
도심 단독주택 지붕 덮은 태양광 '여기 서울맞아?'
서울시·강동구, 에너지절약·효율·설비로 자립률 제고
[363호] 2015년 04월 29일 (수) 08:00:27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 십자성 에너지자립마을의 전경

[이투뉴스] 서울특별시 강동구 천호동의 십자성 에너지자립마을은 지난 10일 특별한 손님들을 맞았다.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이클레이(ICLEI) 세계도시 기후환경총회에 참가하는 13개국 25명의 방문단이 마을을 찾아온 것. 이클레이는 전세계 87개국 1200여개 도시가 참여하는 네트워크로 기후환경대응과 지속가능한 도시정책 수립이 목적인 단체다. 

방문단은 이날 강동구의 암사태양광발전소, 둔촌동 일자산 공원 내 도시농업현장, 그리고 십자성 에너지자립마을을 둘러보고 현장워크숍을 가졌다.

상이용사마을로 외부인이 보기에 어두운 분위기였던 십자성마을이 이처럼 눈에 띄게 활기를 띠게 된 것은 2012년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사업 대상에 선정되면서다.

특히 지난 수년간 에너지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 십자성 마을은 점차 국제적인 에너지자립마을 대표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2013년 8월 중국 국영 TV가 취재차 방문했고, 지난 2월에는 대만녹색공민행동연맹이 마을을 탐방했다. 이번 방문단에도 대만의 부시장급 인사와 가나의 국회의원 등 고위 관료들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또 지난 1월 독일베를린자유대학의 미란다 슈로이어 교수는 “십자성마을은 전 세계 거대도시들의 에너지정책을 선도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호평한 바 있다. 이외 국내 타 에너지자립마을이나 각종 언론매체, 단체 등의 방문은 수십 건에 이른다.
   
이 같이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주된 이유로는 지자체의 체계적인 지원과 더불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거론된다.

십자성 마을은 과거 베트남 참전 중 부상을 당한 해병대원과 육군 장병들이 거주하는 국가보훈처 산하 국가유공자 용사촌이다. 대한민국 상이군경회 직할특별시로도 분류된다. 1974년 설립 시 유공자 101세대가 있었으나 현재 46세대만 남았다.   

마을 명칭은 파병을 위해 해병대 청룡부대원들이 부산에서 배를 타고 베트남으로 향하던 길인 남중국해의 밤하늘을 수놓았던 남십자성에서 유래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명칭과 현판의 휘호를 수여했다.

파월참전 상이용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십자성 마을회가 초기 정부 지원을 받아 위생용품 생산 공장을 운영, 회원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있다.

   
▲ 가구별로 에너지사용량을 그래프로 표시해 절약에 힘쓰고 있다.

만 40년을 함께한 만큼 회원 간 끈끈한 결속이 마을의 큰 자랑이다. 처음 강동구청으로부터 에너지자립마을 사업 참여를 권유받은 이유도 이 같은 결속력과 잘 구축된 조직 때문이었다. 십자성 마을은 2012년 9월 시로부터 에너지자립마을로 승인을 받았다.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노성남 전무이사는 “시가 추진하는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은 주민의 높은 참여가 무척 중요하다. 당시 강동구청이 이미 조직을 갖추고 있는 우리 마을에 사업 참여를 권유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현재 주민의견 및 단계별 목표달성도에 따라 에너지절약, 효율 제고, 신재생원을 통한 에너지생산 등 분야별로 에너지자립마을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각 분야별로 컨설팅과 모니터링, 교육, 재정지원, 네트워킹 등 세부지원이 이뤄진다.

   
▲ 십자성마을 에너지자립률 변동

특히 정부 주도의 저탄소녹색마을 사업이 초기 예산 투입을 통한 설비 보급에 치중했다면, 에너지자립마을은 설비보급과 에너지절약 및 효율제고를 병행해 에너지자립도를 높였다는 차이가 있다.

2013년과 2014년의 에너지자립률을 비교해보면 자체설비 생산보다는 일반 전력사용량을 절감한 게 자립률 제고의 주요 원인인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바이오매스 등 전문 인력이 아니면 운용하기 어려운 설비를 보급하기 보다는 콘센트 뽑기 등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절약을 시작으로 LED설치 등 효율 증진, 태양광설비 설치 등 단계별로 자립률을 제고하고 있다.         

노 전무는 “초기 각 가정별로 에너지진단을 받은 후 에너지소비패턴을 파악한 뒤 가구별 에너지절감목표를 설정해 절약 멀티탭을 사용하는 등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식을 우선 추진했다. 이후 LED조명 교체나 창문틈새 바람 막기 등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은 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태양광 설비는 2013년 의사를 표시한 주민부터 설치를 시작했다. 당시 가구당 320만원 가량이 지원됐고 자부담은 인센티브를 포함해 500만원 수준이었다. 지원금은 매년 낮아지며 3년간 지급된다.

유공자인 십자성마을회원들은 설비보급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13년 설비가 보급된 21가구 중 16가구가 회원의 집이었다. 작년에는 9가구 중 6가구를 차지했다. 올해 22가구가 지원금을 신청했다. 일반시민의 비중은 작년보다 더 늘었다.

노 전무는 전체 90주택(458가구) 중 공동주택을 제외한 설비 설치가 가능한 대부분의 가구에 설비보급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태양광설비 설치를 통해 가구당 월평균 300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외에도 옥상 녹지조성에 43가구, LED설치에 46가구가 동참했다. 노 전무는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으로 절약되는 전기요금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전기요금이 가구당 평균 1만~2만원 수준에 그쳤다는게 그의 설명. 향후 ‘0’수준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십자성에너지자립마을은 마을회관 내 체육시설을 개조해 에너지홍보관을 차렸다. 특히 강동구로부터 강동선사 유적지를 시작으로 홍보관인 마을회관까지 이어지는 관광에너지 코스로 선정되면서 최근에는 초·중학생 방문까지 부쩍 늘어났다.

노 전무는 어린 학생들을 보며 “환경을 아끼지 않으면, 우리 손주나 손녀들이 살아갈 세상은 더욱 힘들어 진다. 내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으로 이제 총과 칼 대신 에너지자립으로 전쟁을 치러야할 때”라고 말했다.

   
▲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미니 인터뷰]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에너지자립률 제고 위해 발전차액지원제도 도입이 절실" 

“에너지자립마을은 100% 에너지자립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률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전력소비량을 모두 자체 태양광 설비로 충당하는 것은 오히려 에너지소비를 조장한다. 에너지절약에 방점을 둬야 한다.”

이유진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현재 서울시 원전하나 줄이기 정책 총괄위원이며 초기부터 정부의 에너지자립마을 관련정책에 의견을 개진해 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녹색당 창당에 참여했고, 현재 탈핵과 에너지전환에 무게를 두고 활동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과거 정부 주도의 저탄소녹색마을 조성사업처럼 마을 당 평균 60억원 가량의 과한 비용이 소요되는 설비 보급 중심의 정책을 지양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짜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특히 발전차액지원제도(FIT)나 쓰고 남는 전기를 한전에 되팔 수 있는 수익구조가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일어나 재생에너지나 분산형 전원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에너지자립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교육, 절약 및 효율, 설비 설치 순으로 단계별 액션플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설비 설치를 위해 수십 억원의 예산을 무조건 투입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

“마을 당 수 천만원 정도 종자돈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원금만 있으면 된다. 우선 주민들이 왜 에너지 자립이 필요한지 의식을 가져야 하고, 집수리 단열사업, 창문틈새 바람막기, 에너지슈퍼마켓 등 에너지절약 및 효율을 강조한 다음, 설비를 보급하는 단계별 방식이 정착돼야 한다” 

특히 주민 스스로 에너지자립을 위한 모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설비를 통해 전기요금을 감면받기만 하는 것은 에너지자립과 거리가 먼 의미이며, 수요관리를 통해 에너지소비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장. 이 때문에 모든 과정 중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주민들이 에너지자립의 필요성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가령 서울시에서 왜 원전하나 줄이기를 하는지, 전기가 어떻게 생산되고 송전되는지 알아야 일상 속에서 매일 소모되는 에너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이 위원장은 독일의 윤데마을처럼 마을 단위로 에너지자립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우선 분산형 중심의 전원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도권이 전체 전력의 40% 가량을 소모하는 만큼 대량생산과 대량송전으로 야기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지역별로 에너지자립을 높이기 위해 제도적으로 분산형 전원이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마을 단위의 에너지자립은 시민의 참여만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남는 여분의 전기를 되팔 수 있게 하거나, 전문가 지원을 강화하거나, 독일처럼 FIT제도를 도입한다면 재생에너지 확대가 더욱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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