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제 부원장, 오진규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원장후보 3배수로 압축
위스콘신대 출신으로 최부총리·윤장관과 인연…노조선 낙하산 반대

▲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
[이투뉴스] 전임 손양훈 원장(현 인천대 교수)의 돌연 사퇴로 공석인 에너지경제연구원 차기 원장에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경제학과)가 내정됐다는 설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에경연 노조가 나서 낙하산 및 줄대기 인사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 향후 원장인사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최근 자격심사와 심층 면접을 통해 김현제 부원장과 오진규 선임연구위원, 그리고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 등 3명을 차기 에너지경제연구원장 후보로 압축했다. 원장 공모에는 이들 3배수 외에도 강윤영, 권혁수, 문영석 에경연 선임연구위원까지 모두 6명이 응모한 바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을 포함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23개 연구기관은 이사장이 각 연구원장을 임명한다. 형식적으로는 이사장이 전권을 갖는 형태지만 실상은 청와대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사례가 많다. 경우에 따라선 관련 부처 입김도 작용한다.

오는 10일쯤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원장 선임과 관련 현재 에너지업계 및 연구원 내부에서는 3배수 후보에 포함된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가 사실상 내정상태라는 견해가 많다. 위스콘신대 출신인 그를 동문인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등이 밀고 있다는 전언이다.

차기 에경연 원장이 유력한 박주헌 교수(경제학과)는 오랫동안 자원경제학회에서 활동한 것은 물론 석유공사 비상임이사와 전력수급 및 자원개발부문 자문위원을 맡는 등 국내 대표적인 에너지·자원분야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또 유학을 다녀온 직후 3년 동안 에너지경제연구원에 근무한 경험도 있어 외부출신이라는 비난을 비켜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정치권에도 수차례 발을 걸쳤다. 특히 2012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 참여,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도 한몫했다. 박 교수는 당시 손양훈 인천대 교수, 윤원철 한양대 교수 등과 함께 지속가능국가추진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때 단장을 맡았던 이가 윤성규 현 환경부장관이다.

하지만 모두로부터 환영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먼저 연구원 내부에서는 교수 출신을 임명해 중도 사퇴로 얼룩진 전철을 다시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줄대기와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에경연 노동조합은 7일 “현재 공공연히 언급되고 있는 줄대기와 낙하산 인사와 같은 구태는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차기원장에 대해 ▶에너지정책 싱크탱크 기관장으로서 전문성과 경륜을 갖출 것 ▶연구원을 위해 희생하고,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책임감을 갖출 것 ▶지방이전으로 인해 발생한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지 및 리더십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조상민 에경연 노조위원장은 “전 원장이 갑자기 사퇴하면서 직원들이 실망과 함께 충격을 받은 상태다. 이같은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문성과 책임감 있는 원장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부출신 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다. 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의견표명이 아니다. 다만 원장인사가 정치권 줄대기와 낙하산 형태로 이뤄져선 안 된다는 원칙을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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