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담근다 했다. 정세균 산자부 장관이 지난해 사의를 표했다. 자연스레 정해년 산자부의 에너지정책 업무는 새로운 장관의 몫이 됐다.


사실 정 장관은 정치인이다. 대선의 길이 그의 잠재적 행보이다. 정치인 장관은 조직과 업무 조정능력에서 빛을 발한다.


특히 부처내 의사결정 체계에 변혁을 가져다주었다는 평가에는 긍정적이다.
이런 점에서 정 장관은 정치인 출신으로서 순기능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제 그는 정치인으로 돌아갔다. 대선의 해인 올해는 노무현 정권의 마지막 임기의 해이다. 정 장관이 떠난 산자부도 어쩔수 없이 노 정권의 레임덕이란 큰 그림자에서 자유스럽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신임 장관은 실무관리형 관료로 낙점될 것이다.    


산자부는 부처내 업무가 산업 통상 무역 에너지 자원 등 다양하다. 과거 단행된 부처 통폐합으로 동력자원부 업무인 에너지 자원분야도 혼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제2차관을 두고 에너지자원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신임 장관은 산자부에 또 하나의 차관을 두게 된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바로 이런 이질적인 업무에 대한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임 장관의 역할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기대란 에너지 차관의 고유업무를 정치세력으로부터 지켜주는 일이다. 이는 신임 장관의 운영의 묘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책적 판단을 필요로 하는 특별한 사항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의사결정 사항이 담당 실·국장선에서 전결처리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국회 답변이나 국정감사 등 국회 출석에 상당한 시간을 빼앗기는 현실을 감안해 에너지·자원 정책과 예산관련 사항은 하위직 공무원 위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신임 장관이 해야할 또다른 일을 지적하고자 한다.
전임 정장관은 자원외교에 충실했다.


정장관은 지난해 종무식에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서 내년에 잘하자고 했다. 그는 부족한 점으로 에너지 절약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신임 장관이 해야할 일은 이제까지 잘해왔던 해외자원개발업무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부족했던 에너지절약정책을 챙겨야 한다. 사실 에너지절약정책은 에너지업계의 지대한 관심사항이다. 에너지원별 수급과 수요관리 정책을 비롯 에너지기술개발 등 어느 하나 소홀해선 안될 업무이다.


특히 산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첨예하게 이해충돌을 빚고 있는 에너지기술기획평가원의 민간재단 설립 문제는 신임 장관이 신중히 풀어야할 과제이다.


신임 장관의 솜씨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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