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 의원 “엉터리 회계분석으로 회수율 114% 조작”

[이투뉴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해외자원개발 사업 수익률이 겨우 2.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확정된 손실액만 약 3조원에 달해 매년 투자액 대비 6%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2월 장래 회수금액을 회계적 현재가치로 환산해 MB정부에 투자된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총회수율이 114%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 같이 낮은 수익률과 손실액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지적이다.

전정희 의원에 따르면 산업부가 석유·가스·광물공사로부터 취합한 해외자원개발 투자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MB정부 시기 총 273억9000만달러가 투자됐고, 총 영업이익은 41억5000만달러, 연간 수익액은 5억9000만달러로 분석됐다. 이 수치를 2014년 현재가격으로 환산해 투자비와 영업이익의 비율로 연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약 2.2%의 수익률이 나왔다. 2.2%의 수익률로 현재까지 투자된 원금을 회수하려면 약 35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전정희 의원은 “감가상각이나 물가상승률 등 위험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 때 2.2%의 수익률로 원금을 회수하는 데 약 35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이런 엉터리 투자를 믿고 20년을 기다리면 이익이 난다고 주장하는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거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한편 MB정부 기간 동안 해외자원개발 투자사업으로 확정된 손실액이 자그만치 28억5300만달러로, 손실율이 11.8%에 달한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11일 여당의원에게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현시점에서 미회수된 투자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결과, 참여정부 총 회수율 102.7%, MB정부 총 회수율은 114.7%에 달한다며 미회수액을 손실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문 회계사에 따르면 산업부가 장래 회수금액을 회계적 현재가치로 환산(순현가비교방식)한 추정회수액은 회계 상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경제성 평가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결과적으로 산업부는 MB정부의 해외자원개발이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빙하기 위해 ‘미래의 회수액을 회계적 현재가치로 환산’해 총회수율 114%라는 엉터리 수치를 만들어냈다는 게 전정희 의원의 주장이다.

전정희 의원은 “산업부가 중장기적으로 볼 때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수익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면 총회수율이라는 비현실적 근거가 아닌, 현재 투자된 사업에서의 수익률을 보여줬어야 한다”면서 “수익율이 2%에 불과해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산업부가 잔꾀를 부린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이미 투자된 사업의 수익률이 투자를 결정할 당시에 적용한 할인율 8~10%보다 작다면 그것은 손실이 나는 사업일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은 물론 해외자원개발분야의 전문서적까지 낸 산업부 장관이 이런 셈법을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 왜 이런 엉터리 셈법을 써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게 했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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