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최근 대륙붕 원유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내무부는 그동안 개발하지 않고 보존해 왔던 대서양 연안의 원유자원을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완전한 에너지 자립은 물론 세계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륙붕 원유 개발계획은 대서양 연안에서 50마일(약 80km) 외곽에 있는 외변 대륙붕에서 이뤄진다. 미국 석유협회는 대서양 석유 및 가스 광구개발이 추진되면 최소 28만명의 신규 고용과 2000억달러(약 220조원)의 민간 투자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샐리 주얼 미국 내무장관은 보존할 지역은 보존하는 반면에 기술적으로 복구가 가능한 지역에 한해 석유 및 가스를 채굴하는 균형잡힌 접근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미 셰일 혁명을 통해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3위의 산유국으로 등장했다. 특히 셰일 가스의 개발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886만배럴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배럴당 한때 130달러를 넘어섰던 원유 값이 최근에는 4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이처럼 원유값이 폭락한데 이어 미국이 대륙붕에 있는 원유까지 개발하면 국제 유가는 20달러 이하까지도 떨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유가는 향후에도 상당 기간 하향세를 향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미국이 이처럼 석유 등 에너지 개발에 발벗고 나선 것은 에너지 자립을 통해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하게 갖추고, 한편으로는 석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 등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석유를 수출해 재정으로 쓰고 있는 러시아는 이미 엄청난 타격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쉽게 경제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사상 첫 대륙붕 원유개발은 국제 역학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중동을 가장 중시했던 미국의 세계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풍부한 석유와 가스를 배경으로 국제사회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해온 러시아에는 험난한 길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에너지 자립률이 80%에 그치고 있어 값싼 국제 유가는 당장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꼭 플러스만 되리라고 확신할수 없다. 10억이 훨씬 넘는 인구를 가진 국가로서 에너지를 자립하지 못할 경우 예상되는 상황은 눈에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바꾸어 말하면 중국도 새로운 에너지 개발은 물론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와 중동 등 산유국에 대한 자원외교가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활로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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