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단가 꾸준히 하락…화석연료 추격

[이투뉴스] 유가 하락이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위축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저유가 상태가 지속되면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정면 반박하는 내용들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애덤 지민스키 청장은 "원유는 재생에너지와 정면충돌식 경쟁을 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전력발전 분야에서는 정부 정책으로 청정에너지 산업이 보호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민스키 청장은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세금 공제와 재생에너지 의무할당량을 요구하는 주정부 프로그램 등으로 재생에너지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EIA는 이러한 경향이 미국 온실가스 배출 상승률을 둔화시킬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 저유가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있어 기후 변화를 줄이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노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용 규모 태양광 발전 설치량은 지난 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정부 지원 프로그램과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럼에도 수력을 제외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미국 발전량의 6%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전력원의 대부분은 석탄과 천연가스를 연료로 쓰고 있다. 석유를 발전원으로 많이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저유가가 발전원 변동에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지민스키 청장은 설명했다.

그는 “근시일내에 원유가 하락이 풍력과 태양광 설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유가는 수력과 플러그인 자동차 산업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형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져 대형차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단체대표는 최근 저유가가 전기차 산업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민스키 청장은 "젊은 층들의 도심지 이동으로 자동차 소유 비율이 하락하는 추세"라며 이를 반박했다. 아울러 많은 도시에서는 전기차 운전자들에게 카풀 차선 이용권이나 무료 충전소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전기차 판매는 유가가 아닌 사회적인 변화에 의해 늘어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재생에너지 비용 3~4년 내 40% 하락 전망
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한 전력 발전 비용이 화석연료 발전비와 동일하거나 그 이하로 떨어져 원유와의 경쟁에서 승산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 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바이오매스와 수력, 지열, 육상용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비는 정부 재정지원 없이도 석탄과 석유, 가스화력보다 동일하거나 더 낮았다.

이 보고서는 최근 아부 다비에서 열린 IRENA의 연례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태양광 발전은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비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이 2009년말 대비 75% 하락했기 때문이다. 발전소 규모 태양광 발전단가는 2010년 대비 50% 떨어졌다.

거주자형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하는 비용은 2008년 대비 70% 줄었다. 2010년과 2014년 말까지 발전소 규모 태양광 설치비는 65%까지 하락했다.

도이치 뱅크는 태양광 발전단가가 향후 3~4년 내에 40%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도이치 뱅크는 지붕형 태양광 발전비가 2년 내에 석탄 또는 석유화력 단가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나이티드 아랍 에미리트의 아다바 술탄 아메드 알 자버 내무부 장관은 IRENA 컨퍼런스에서 태양광 발전은 원유 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드난 아민 IRENA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 비용 하락은 청정하고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시스템을 건설하고 지불가능한 방법으로 기후변화를 바꿀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풍력의 경우 평균 설치비는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kWh당 0.06달러, 아프리카에서는 kWh당 0.09달러다. 북미에서는 평균 0.07달러이며 최저 0.04달러까지 내려간 곳도 있다.

가장 경쟁적인 발전소 규모 태양광 사업들은 정부 재정 지원없이 kWh당 0.08달러에 전기를 만들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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