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뚝 뚝 떨어지는 판매량을 보면 답답합니다. 사업이라는 게 좋을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문제는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지방에서 LPG판매소를 운영하는 한 사업자가 한숨과 함께 내뱉은 말이다. 나름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으나 경영난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집계한 LPG소비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총수요는 385만톤으로 전년동기대비 5.1% 줄었는데 가정·상업용은 7.1%나 빠졌다. 매년 이런 추세이니 속수무책이다.

수송용 LPG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연료를 앞세운 차량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비중이 큰 택시시장에서 경유택시 도입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위기감이 팽배하다. 수송용이 전체 LPG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사활이 걸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려운 국면에 빠진 것은 도시가스업종도 다르지 않다.

“걱정이 큽니다. 역대 최악의 실적입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네요” 수도권 한 도시가스사 임원의 실토다.

이런 한숨소리가 빈 말이 아니라는 것은 상장 도시가스사의 상반기 경영실적에 그대로 드러난다. 두 자리수 판매량 감소율을 보이며 예견된 일이긴 했으나, 역대 최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율을 기록하니 우울하기 그지없다.

앞으로도 기대를 가져볼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더한다. 이른바 천수답으로 불릴 만큼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다 타 연료와의 가격경쟁력 저하로 대용량 수요처가 역전환하면서 근본적으로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지난 22일 열린 18회 가스산업회의에서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가스산업과장이 국내 가스산업 정책 및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향후 발전용을 중심으로 천연가스산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데서도 도시가스산업의 불투명한 앞날을 어림잡을 수 있다.

가스산업의 더 큰 문제는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갈등 요인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LPG산업은 유통단계별 또는 업종 내 경쟁이 과열되며 부작용이 적지 않다. 도시가스산업도 시장개방 등 외부적인 요인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구조조정과 함께 경영진과 노동조합의 임단협 마찰 등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잘 나간다고 평가받던 가스산업에 잔인한 서바이벌이 예고된 셈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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