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96%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제조업 에너지 효율이 미국과 일본 등 경쟁국보다 더욱 떨어지고 있어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는  ‘한·미·일 제조업. 에너지 생존게임에서 승자는’이란 보고서를 통해 부가가치 창출이 낮은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다소비 산업구조를 가진 한국은 에너지 원단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1.7배에 달하며 미국과 일본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정부가 해마다 에너지 효율 개선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석유수입 3위, 에너지 소비 9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수입액은 2012년 기준 1848억달러로 총수입액의 35.6%에 달한다.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과  자동차를 팔아서 얻은 수출금액보다 더 많은 규모.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12년간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최종에너지 소비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는 연평균 2.27%씩 증가하고 있다. OECD 평균은 과거 12년간 최종 에너지소비가 0.14% 감소했으며 미국은 0.63%, 독일 0.38%, 일본 0.83%씩 각각 줄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은 2% 높게 소비가 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값싼 전기요금에 큰 원인이 있으며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부가가치 제조업 비중은 31%로 제조업 강국인 독일 22%보다 높은 것은 물론 일본(18%), 미국(13%), 영국(10%)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제조업 비중이 높은데도 국내 총생산 중 에너지소비량을 일컫는 에너지 원단위는 OECD 평균 대비 1.7배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원단위는 0.24로 OECD 평균인 0.13보다 높으며 미국(0.15) 일본(0.1)에 비해서도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데 있어서 한국은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의 경우 셰일가스의 생산증가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한국과 일본에 비해 70%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요금의 경우 우리나라 산업용은 OECD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며 일본에 비해서는 31% 수준이다. 물가안정을 위해 우리 정부가 원가의 90% 수준에서 전기요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국가가 제조업 경쟁력을 위해 값싼 전기요금으로 보조를 하고 있는 셈이며 이같은 시장의 신호로 인해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제조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 있어서 제조업의 에너지 비용 상승은 한국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은 에너지 저감수단을 발굴하고 아울러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이 우리 경제가 살아날 방안이라는데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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