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돌이 효율적인 에너지대안이 될 순 없을까. 온돌은 방바닥을 데워 집을 훈훈하게 만든다. 이 난방방식은 서구의 그것과 다르다. 서구에선 난로나 히터를 사용했다. 직접적인 열로 집은 빨리 따뜻해진다. 하지만 그만큼 빨리 식는다. 하지만 온돌은 집을 서서히 따뜻하게 만든다. 또 식을 때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
또 구들이 있어 그 열기를 방 곳곳으로 보낸다. 이뿐인가. 아랫목엔 이불을 덮어 보온효과를 극대화했다.
 
무더운 여름, 구들이 깔린 기와집 안으로 들어서면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특별한 냉방기기가 없는데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방바닥이 오히려 차갑게 느껴질 정도다. 이 역시 구들 때문이다. 공기가 방바닥을 돌아 나가면서 열교환을 한다.
이래저래 구들은 난방과 냉방을 동시에 해결해준다. 선조의 지혜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에어컨과 보일러를 혼합한 이른바 냉난방기기가 인기를 끌었다. 기기 한대로 냉방과 난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돈도 절약할 수 있다. 즉,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기 위한 노력은 에너지산업계에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수많은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우리의 온돌을 접목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현대 가정에 구들을 놓아 온돌을 이용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온돌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것처럼 온돌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이를 잘 활용하면 싼값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창피한 일을 알게 됐다. 우리가 독일에 온돌과 구들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는 사실이다. 아니, 우리 문화인 온돌을 독일에 물어본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우리의 온돌에 관심을 갖은 독일은 1970년대부터 온돌의 자료를 수집했고 또 나름대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또 실제로 독일 가정에 이를 보급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어떤가. 온돌문화가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또 그 자료를 수집하거나 이를 개발해 현대 가정에 접목시킬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온돌을 만든 우리가 독일에 온돌을 배우게 된 웃지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온돌은 한 사례일 뿐이다. 우리의 한옥은 여러모로 과학적이다. 새로운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우리의 옛것에서 새로운 점을 찾아내보자. 우리만의 독특한 에너지효율 증대법을 발견한다면 이보다 더 보람찬 일이 있을까. 이를 민간 기업이 하기엔 무리가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 등이 나서야 한다. 정부가 온돌에 대해 연구한 것은 10년전이 마지막인 것으로 안다. 온돌 등 우리의 에너지 이용방식을 에너지 위기에 몰린 현대에 잘 활용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