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시추 및 폐공 활용 제안

[이투뉴스]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 시 지열을 동시 개발하면 경제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제안이 나왔다.

미국 지열에너지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열발전용량은 전 세계적으로 4~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더디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전세계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가 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에서도 태양광과 풍력 등 다른 재생에너지의 그늘에 가려진 에너지로 비유되고 있다.

국가별 지열발전량은 미국이 가장 많았고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이 뒤를 이었다. 인구가 적은 뉴질랜드와 아이슬란드는 각각 6, 7위를 차지했다.

반면 인도네시아와 동아프리카에서는 국제개발은행들의 자금 지원을 받아 대규모 지열 프로젝트들을 추진하고 있다. 

마리아 리차드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 지열실험실장은 "지열을 찾는다면 아프리카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환태평양 화산대는 고온지대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어 개발 적격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열이 전력원으로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주요 재생에너지보다 확실한 잇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루 종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또 전력생산 외에 가정집 냉난방과 저열을 이용한 가전제품 이용도 지열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에카하드 뷔셔 독일 국제지열사무소 소장은 "수력발전 의존도를 낮추려는 케냐와 엘살바도르 같은 나라에서 지열은 수력발전의 대체에너지로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초기 비용과 예측하기 어려운 잠재량 예측은 지열확대의 걸림돌이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착수된 대형 지열발전소 건설의 경우 현재까지 투입된 비용만 16억달러에 달한다.

지열 획득을 위해 어디를 시추해야 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난관이다.  

리차드 실장은 "풍력이나 태양광은 해당 지역에서 얼만큼의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는지 쉽게 측정할 수 있지만 지열은 이를 알아내기가 훨씬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석유나 천연가스 개발 시 지열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스탠포드대 지구과학과에 의하면, 석유개발을 위한 유정 시추는 사업 전체 비용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돈이 많이 든다. 최대 수천 피트 아래까지 뚫어도 시범 유정의 10~30%는 석유 시추에 실패한다.

하지만 저온도에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최신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석유·가스 시추산업이 활황을 띠면서 지열도 그 덕을 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리차드 실장은 "석유와 가스산업 덕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들이 많아졌다"며 "각 유정의 수자원 유용성과 온도, 3차원 지진 정보 등은 지열 개발에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최근 석유가스 산업이 제공한 정보보다 수준이 높은 전국 지열 정보 시스템을 완성했다. 많은 지열 옹호론자들은 이를 통해 폐공된 유전이 지열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중국 베이징 인근 후아베이 유전은 이런 방식의 시범 지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독일 뮌헨은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로 모든 냉난방을 해결한다는 목표로 지열개발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태평양 화산대 지역에서 지열 기술이 더 빠르게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