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터미널 건설 속속 무산…장기 비중전망도엇갈려

[이투뉴스] 중국의 대기오염이 미국 석탄산업에 재를 뿌리고 있다. 극심한 대기오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은 탄소배출 규제와 신규 석탄화력 건설 제한, 청정 연료로의 전환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모든 지역에 철강 플랜트 건설을 가속화한 기존 경제전략도 취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국 노동안전부는 내년말까지 2000여개 소형 탄광을 폐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움직임이 환경론자들이 기대하는 만큼 빠르게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중국에 석탄을 수출하는 미국 피바디에너지사와 아치코얼사 등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 서부 해안을 중심으로 석탄 수출을 위한 항만 건설이 좌절되면서 석탄산업계의 고심은 깊어가고 있다. 미국내 환경론자들은 석탄 항만이 철도 혼잡과 원주민 어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며 수출 터미널 건설을 저지하고 있다.

◆미국내 항만 터미널 건설 취소 파장
미국 회사들은 현재 아시아로의 석탄 수출을 위해 먼 길을 택하고 있다. 석탄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와이오밍주의 파우더 리버 베이신에서 저렴한 저황 석탄을 채취해 철도로 약 1700마일이나 떨어진 캐나다 항구까지 운송하고 있다. 이 석탄은 한국과 중국, 일본으로 이동할 선박에 실린다.

운송비를 절감하기 위해 기업들은 미국 오레곤주와 워싱턴주에 터미널 건설을 계획했다. 그러나 이 지역의 환경론자들의 캠페인 등으로 뭇매를 맞아 6개 터미널 건설 계획이 3곳으로 축소 결정됐다. 그나마 이 3곳도 아직까지 운영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레곤 주에서 규제자들은 터미널 건설에 대한 결정을 오는 8월로 늦추기로 했다. 앰버에너지 사가 제안한 이 터미널은 약 880만톤을 운송할 수 있는 규모다.

벌써 8차례나 결정이 연기되자 투자자들과 경영진들은 좌절감을 토로하고 있다. 오레곤 주지사인 존 키츠하버(민주당)는 4월 이 계획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오레곤 주의 미래는 19세기 에너지원에 달려있지 않다"고 강경한 의사를 밝혔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탄소 배출 규제를 발표하자 석탄 회사들은 해외 시장 개발이 더욱 시급해지고 있어 터미널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도 석탄에 등 돌릴까
대형 석탄 회사들이 장기적인 판매처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은 석탄자원에서 등을 돌릴 태세다.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은 2017년까지 석탄의존도를 에너지 소비량의 65%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를 올해로 앞당겼다. 추가적인 제한도 논의 중이다.

그럼에도 향후 중국 석탄 소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트레버 하우서 전 내무부 고문은 "석탄 수입국으로서 중국의 전반적인 역할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이슈에 대해 중국 측과 협상한 바 있는 전문가다.

와이오밍 주에서 3개 탄광을 운영 중인 클라우드 픽 에너지의 콜린 마쉘 CEO도 "향후 20~30년간 중국의 석탄소비량이 주춤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치 코얼사는 한국에 석탄 판매를 확대하는데 집중한 뒤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덱 슬론 부회장은 말했다.

경기 둔화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도 중국의 석탄 의존도는 향수 수십년간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면서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은 올해 7.5% 목표치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전력 수요 상승을 막지는 못했다.

2020년까지 전체 발전량이 두 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국 전체 전력망과 동일한 규모로 해마다 설비를 증설해야 한다. 이중 석탄화력은 전체의 58%를 차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는 전망했다.

리앙 지아쿤 중국전국석탄협회 부회장에 따르면, 2020년께 중국 석탄 사용량은 2012년 대비 1.5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할 퀸 미국 전국탄광협회장은 "세계적으로 석탄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미국의 석탄 수출이 올해와 내년 1억톤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부 연안의 3개 터미널을 이용할 경우 미국의 석탄 수출량을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운송 어려워 수입하는 중국 
유럽이 미국 석탄 수출량의 절반을 흡수하고 있지만 아시아는 여전히 미국 생산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2009년 중국이 처음으로 석탄을 수입한 이후 영국으로의 수출량만이 빠르게 상승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석탄 매장지를 보유하고 있으나 운송의 어려움 때문에 수입을 선택하고 있다. 탄광에서 채취한 석탄을 남동부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산업 중심지로 가져오는 비용이 수입하는 비용보다 더 들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약 2억7000만톤의 석탄을 수입했다.

아치 코얼사는 지난해 베이징에 사무소를 열었다. 세인트 루이스에 본사가 있는 이 회사는 밀레니엄 벌크 사업의 38%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6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피바디 에너지는 지난해 중국에 석탄을 수출해 전체 수익의 10%를 벌어들였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대중국 수출은 3%에 불과했다. 중국에서의 노동임금 상승과 철도 증가는 향후 수출 성장을 더 높일 것이라고 그레고리 보이스 CEO는 말했다.

한편 현재 중국에서 석탄은 2011년 최고가보다 3분의 1 낮은 가격인 톤당 1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석탄가격 상승이 새로운 공급망 출현을 유도했고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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