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량 동결 'SB310' 법안 일사천리 추진

[이투뉴스] 미국 오하이오 주정부가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제도의 전면적 개편에 착수했다. 이 제도가 발전사업자들과 소비자들의 부담만 크게 늘리고 있다고 보면서다. 일각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를 폐지하려는 숨은 의도로 해석하고 개편안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오하이오주의 RPS는 발전사들이 2024년까지 생산전력의 12.5%를 재생에너지로부터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런데 주 상원은 향후 2년간 현재 수준으로 공급의무량을 동결시킨다는 'SB310' 법안을 최근 통과시켰다. 아울러 새로운 위원회가 RPS를 재검토해야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RPS 이외에도 주는 2025년까지 전력소비를 22% 줄이기로 했으나 이 또한 폐지할 예정이다.

SB310안을 지지하는 크리스 프랜도니 '조세개혁을 위한 미국인' 단체 책임자는 맨하탄 연구소가 발표한 연구를 내세워 개편안에 힘을 실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10년 RPS 시행 주의 주거용 전력 평균가는 RPS를 시행하지 않는 주보다 31.9% 높았다. 상업용 전기료는 27.4%, 산업용 전기료는 30.7%나 비쌌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오하이오 상원과 공화당원인 오하이오 주지사인 존 캐시크는 SB310을 두고 협력하고 기존 법안의 변동에 대해 합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2008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촉진시키기 위해 좋은 의도로 시작된 전략은(RPS) 현재 오하이오 주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비현실적이며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에너지 비용을 끌어올릴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대체에너지원은 오하이오 주의 에너지 포트폴리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기준을 폐기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일시적으로나마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현재 수준으로 동결시키고 기업과 가정에 지불가능한 에너지 가격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옹호론자들은 이들이 RPS를 완전히 제거하는 게 이 법안의 숨은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SB310안이 주정부의 청정에너지 미래를 위기에 빠뜨리게 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오하이오주는 현재 430MW 가량의 풍력발전기를 가동하고 있으나 잠재량은 무려 55GW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RPS는 전기 소비자들의 비용을 낮추고 주정부 재원에도 큰 투자가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SB310안은 이달 내로 하원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안이 통과될 경우 오하이오주는 RPS를 축소하는 미국내 첫 주정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 통과 후 주지사가 서명하면 법안은 효력을 갖는다.

다만 오하이오 발전사들은 RPS를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또 에너지효율 프로그램(EERS)이 시행되기 시작한 2009년부터 소비자들에게 10억달러 이상의 절약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이 종료될까지 약 41억달러 이상의 절감액을 예상하기도 했다.

오하이오 발전사인 아메리칸에너지파워사(AEP)는 "에너지 효율은 오하이오주와 AEP, 소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불안정하고 환경 규제가 더 엄격해지면서 미래 연료로써 계속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B310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는 퍼스트에너지사조차 에너지 효율 사업에 투입된 1달러마다 소비자들이 2달러 이상씩 절약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오하이오주립대학(OSU)에 따르면, 주정부의 청정에너지 법안 철회는 한 가구당 연평균 500달러 이상씩 전기료를 지불하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일반 기업들은 약 3000달러를 추가적으로 내게된다.

SB310은 주정부의 경제적 성장을 저해할 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청정에너지 법안은 400개 기업들이 성장하는 것을 돕고, 2만5000여명의 오하이오 주민들을 고용하는 효과를 냈다고 OSU는 추산했다. RPS는 10억달러 이상의 개인 투자를 끌어내 풍력 관련 제조사인 버크아이 스테이트를 크게 성장시켰다.

RPS 제도는 오하이오주내 선도 기업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혼자와 존슨 콘트롤스, 슈나이더 일렉트릭, 월풀,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오웬 코닝 등은 SB310안을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3만명 이상의 근로자들을 둔 이 회사들은 "효율을 촉진하는 정책들이 경제적 투자를 끌어내고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며 "SB310은 에너지소비를 줄이기 위해 진행중인 지역 전력사들의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하이오 제조협회도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청정에너지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입법기관들은 SB310를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상원에서는 SB310이 발표되고 40시간만에 통과됐다. 공공전력위원회는 26일 이후 하원이 여는 청문회에 나가 증언을 할 예정이다. 청문회 이후 바로 하원 위원회에서 투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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