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상용발전소 '캠퍼 카운티' 성공여부에 시선 집중
건설단가 치솟아 회의론도 팽배

[이투뉴스] 지구온난화 시대에 석탄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CCS(탄소포집저장) 석탄발전소 건설 사업이 현재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52억달러가 투입될 이 사업은 석탄을 가스로 전환하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로 가두는 기술을 도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알라바마주 켐퍼 카운티 서던(Southern) 발전소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이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천덕꾸러기 화석연료가 미래 연료로 재탄생할 지도 모른다.

청정 대체에너지가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환경단체 청정에너지 대책 위원회의 존 톰슨 사무국장은 "켐퍼는 에너지업계 판도를 뒤흔들어 놓을 게임체인저"라며 "지난 30년간 해온 방식으로 석탄을 태울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필요성 대한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실 가능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하다.

회의론자들은 켐퍼 발전소가 홍보한대로 운영될지 의문을 던졌다. 켐퍼 발전소가 탄소를 포획하더라도 지하에 그대로 저장될 것인지 확실치 않다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2011년 천연가스 매장지에 주입된 이산화탄소가 유전을 폭발시켜 몇일간 가스가 분출되는 사고도 있었다.

켐퍼 발전소 건설 반대에 앞장서 왔던 토마스 A 블랑톤 해티즈버그 유전 전문가는 "유전에 이산화탄소를 격리한다는 건 실제하지 않는다"며 "근거없는 믿음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서비스 위원회에 서전사를 상대로 고소하고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 문제를 거론했다. 주 전역으로 로비 캠페인을 벌이고 쇼핑몰 주차장에 캠페인 전단을 뿌리기도 했다.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고 전기료 인상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여전히 건재한 '석탄' 미래는 불투명
환경론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석탄은 전기 생산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연료다. 풍부한 매장량과 값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그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는 천연가스 생산붐과 엄격한 환경법안으로 석탄 산업이 위기에 몰려있다. 이번 582MW급 켐퍼 사업이 이러한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건설에 드는 비용에 대한 관심도 크다. 초기 예상했던 비용보다 2배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현존 발전소 중 가장 값비싼 발전소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번 사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청정 석탄 기술 확대 노력의 중심이 되고 있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지난해 9월 첫번째 온실가스 규제를 내놓으면서 이번 발전소를 타당성을 입증하는 실례로 이용했다.

◆켐퍼 '희망' 발전소될까
켐퍼 발전소는 미 에너지부가 재정 지원한 사업 중에 현재 진행 중인 유일한 대규모 청정석탄발전소다. 수십억달러의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다른 발전소 사업들은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자금난 때문이다.

이는 석탄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에 문제가 많았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석탄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태워질 때 천연가스보다 2배 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1950년대 이후부터 전기 생산의 중심이었던 석탄은 지난해 전체 미국 발전원의 39%를 차지했다.

2007년 50%에서 몇 년만에 크게 준 것이다. 그러나 최근 석탄 이용율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쌀쌀한 날씨와 송유관 병목현상이 가스 가격을 높여놨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 전력사들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과 2012년 모두 14GW에 달하는 석탄 발전소들이 문을 닫았다.

수은과 다른 오염원을 줄여야하는 법안 때문에 2017년까지 63GW의 석탄 발전소들이 사라질 예정이다. 이는 전체 석탄발전소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EPA가 제안한 배출 규제는 신규 석탄 발전소 건설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현존 발전소의 배출을 규제하는 또다른 EPA법안들은 오는 6월 발표될 예정이다.

이 같은 이유로 켐퍼 사업은 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 되고 있다. 에너지부와 서던사의 엔지니어들이 지난 20년간 공동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켐퍼 발전소는 미시시피의 갈탄의 생산을 높이고, 미시시피파워사의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춰 에너지원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

미시시피 전 주지사였던 헤일리 바버 공화당 의원은 "켐퍼 발전소는 전례없는 기술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것"이라고 2010년 공장 기공식에서 말했다.

◆치솟는 건설비용 경제성 논란
시에라클럽의 분석에 따르면, 켐퍼 발전소는 건설비 기준 가장 값비싼 발전소다. kW당 6800달러 이상의 비용이 투입 것으로 추산됐다. 그에 비해 현대적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비는 1000달러에 불과하다.

원자력발전소 건설비는 5500달러 정도 소요된다.

애초 켐퍼 발전소는 건설에 18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주정부의 공공서비스 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으려 할 때 서전 사는 최고 28억8000만달러로 예상액을 높였다.

건설이 시작된 이후부터 비용은 계속 올라가 현재 최종가격은 52억달러다. 이 비용은 이산화탄소 수송을 위한 별도의 파이프라인과 광산 개발을 합한 액수다.

연방 정부는 비용을 일부 부담하고 있다. 에너지부는 2억7000만달러 보조금을 약속했다. 이 사업이 이산화탄소 배출의 65%를 포획하는 목표를 달성할 경우 2억7900만달러의 세금 공제를 받게 된다.

켐퍼 발전소의 옹호자들은 기술이 계속 진보하면서 차후 발전소들의 건설 비용은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칼 바우어 에너지부 전 기술실험실장은 "4~5번째 발전소부터 건설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며 "문제는 그렇게 많은 석탄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사는 탄소포획 시험을 위해 1억1400만달러를 투자했다. 회사는 18개월간 가스를 포획해 지하에 저장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2011년 상업용 규모로 건설한다는 연방 정부와의 협상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정부의 기후 정책의 불확실성과 지속되는 경기 침체가 그 이유였다.

에너지부가 자금 지원을 약속한 4개의 다른 사업들도 모두 연기됐다. NRP 에너지사는 휴스톤 지역 발전소에 이산화탄소 포획 장치를 설치하려 했으나 계획보다 2년 가량 늦추기로 했다.

웨스트 텍사스에서 섬밋 파워사는 전기와 요소, 석유회수 용도로 이산화탄소를 팔아 석탄발전소 건설 비용을 낮추는 일을 진행했으나 발전소 건설 비용 예상액이 계속 올라가 사업 진행을 미뤘다.

섬밋 파워 사의 로라 밀러 프로젝트 책임자는 "모두에게 돈을 벌게 해줄 수 있다고 보여줄만한 건설 숫자가 없다"며 "탄소 포획 사업을 진행하기에 매우 어렵고 불안한 시기"라고 말했다.

일리노이주에서 연기됐던 퓨처젠 사업은 다시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연방 정부로부터 10억달러의 지원을 약속받았다. 퓨처젠 사업은 발전소를 새로 짓는 대신 현존 석탄 발전소에 탄소 포획 시스템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서전사는 주정부 규제자들에게 켐퍼 발전소가 올해 후반기에 가동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석탄가스화복합발전은 석탄을 청정연소 가스로 변환하기 때문에 일반 석탄발전소보다 이산화탄소 제거가 쉽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석탄을 '가스화기'라 불리는 고압 저산소 방에 넣어 합성 가스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암모니아와 황산, 이산화탄소는 기체에서 분리된다. 남은 수소와 질소는 터빈으로 보내져 태워지고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이산화탄소는 용매로 흡수돼 액체로 압축돼 인근 유전에 보내질 예정이다. 서전사는 석유 생산사인 덴버리 리조시스에 이산화탄소를 판매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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