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일본의 소프트 뱅크가 김해에 인터넷 데이터센터(IDC)를 건립하기로 한데 이어 미국의 마이크로 소프트와 페이스북 등이 우리나라에 IDC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얼핏 들으면 유수의 첨단산업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해외투자 유치라는 화려한 성과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에너지업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인터넷 데이터센터는 컴퓨터와 컴퓨터는 물론 스마트폰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서버를 모아두는 곳으로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서버들을 모아놓은 저장소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열이 나면 이를 식혀줘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운영하는데 막대한 전기가 소요된다. 현재 우리나라에 세워진 인터넷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이 울산광역시에서 소비하는 전력과 맞먹는 정도로 엄청난 양이다. 더욱이 클라우드 서비스가 앞으로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계속적으로 서버의 용량이 커져야 하고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전기량도 증가하게 되어 있다.

게다가 IDC는 외형상으로는 외국인투자를 유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외국인투자 유치의 긍정적인 목적은 사실상 이룰 수 없다. 파급효과가 적다. 먼저 고용창출의 효과가 없다. 서버를 운영하는 인력이라고 해야 IT산업의 전자동화 등으로 인해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원료 등을 팔아서 매출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부가가치가 국내에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유수의 해외 정보통신 첨단기업들이 우리나라에 IDC를 세우려는 것은 무엇보다도 전기료가 싸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의 전기료가 원가를 충분히 반영하고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전력생산업체들이 흑자를 이루고 있다면 괜찮다. 그러나 우리 전기요금은 원가이하다. 그것도 원가의 9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전기요금을 저렴하게 운영하는 것은 물가안정을 기하고 속으로는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해주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업체들이 국내에 IDC를 건립하는 것은 국민의 희생아래 외국의 대형업체들을 지원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실상을 알고 보면 외국 정보통신 대기업들의 국내 진출은 쌍수를 들어 막아야 할 일이다. 이런데도 외양만을 보고 대차대조표도 따져보지 않고 외국인투자 유치라며 환영할 일인가.

해당업체들은 수조원을 들여 투자를 하는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지만 초기 건설투자와 관련한 건설업체의 반짝 부양효과가 전부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더라고 해가 거듭할수록 전력사용은 늘어날 것이 눈에 뻔한데 계속해서 국민의 부담으로 외국의 IT업체들을 지원할 이유가 무엇인가.

만에 하나라도 외국인투자를 유치했다는 정부 일각의 한건주의 또는 공명심으로 IDC를 유치한다면 국민과 역사 앞에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는 일이다. 따라서 기왕 결정된 소프트 뱅크야 다른 방도가 없다 하더라도 더 이상의 국부유출은 막아야 한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은 뭐하는 곳인가. 실상을 파악하고 해외투자 유치라고 화려하게 포장된 IDC 진출을 허가하지 않아야 한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