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익숙한 게 좋죠. 하지만 이대로는 회사가 버티기 어려워 오랜 동안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다른 곳들도 차이만 있을 뿐이지 모두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 봅니다”

국내 최초로 보유 택시를 모두 CNG로 전환하고, 전용 CNG충전소 운용과 CNG개조사업을 한꺼번에 펼치는 법인택시 회사를 취재하러 간 기자가 사업 배경을 묻자 이에 답한 경영진의 말이다. 보유택시가 146대로 가동률이 100%에 가까운데 연료로 들어가는 LPG비용이 너무 올라 경영적인 측면에서 탈출구를 찾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택시 연료로 들어가는 LPG비용의 6년간 데이터를 분석해봤습니다. LPG택시를 CNG로 전환하는데 따른 비용을 감안해도 상당한 차익이 나더라고요. 최근 CNG가격이 오르면서 차익 폭이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남는다는 계산입니다”

안전성 부문에서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CNG개조 기술력이 미흡했지만, 이제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최근 수송용 LPG시장을 둘러싼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각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 환경성 개선과 1만대라는 전제조건이 붙기는 하나 경유택시 도입이 확정됐다. 아울러 내년부터 정부가 택시의 CNG개조와 CNG충전소 건설 지원에 나선다.

LPG차량을 생산해왔던 자동차사도 잇따라 단종을 결정했다. 그동안 우위를 점했던 연료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이를 파악한 자동차사의 셈법이 빠르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정·상업용과 함께 LPG산업 양대 축의 하나인 수송용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도시가스 잠식으로 지난 10년 간 수요가 반토막 난 프로판 시장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택시·장애인·국가유공자 등으로 한정된 LPG자동차 사용제한의 해제나 충전소 겸업 등 현실적 대책 마련에 한층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이나 결국 쟁점은 ‘가격’이다.

‘아주머니 떡도 싸야 사먹는다’는 말처럼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않고는 백약이 무효이기 때문이다. 업종과 관계없이 LPG산업 종사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하는 이유다. 공생이냐 공멸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LPG업계의 현주소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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