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한진디엔비, 美 알타락社와 지열발전소 건설 협약도
지열분야 전문가 ‘세계적 경쟁력 확보’ 평가 등 기술력 극찬

▲ 광주시와 한진디엔비가 9개국 시추 전문기업들과 10억달러 규모가 넘는 수출협약을 체결하고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투뉴스] 우리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심부지열 시추기술을 활용해 세계적 IT기업인 구글과 미국 에너지부가 지열발전소 투자를 제안하는 등 무려 9개국 10억달러 어치의 수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은 광주시와 한진디엔비가 개발한 ‘워터햄머 시추기술’이 미래 주요 에너지원인 지열발전소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극찬을 받는 등 국내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사에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가다.

광주광역시(시장 강운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영수) 및 한진디엔비(사장 한문석)와 공동으로 22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심부지열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에는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조호권 광주시의회 의장, 김동철 국회의원, 김승남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미국 서던 메소디스트대학(SMU)의 블랙웰 교수, 베노이트 서스테이너블 솔루션사 회장, 트렌톤 알타락에너지사 CTO(최고기술책임자) 등 지열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과 기업인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8월 광주시가 주도한 심부시추 실증사업 결과, 화강암을 3502m나 시추해 지중 열수온도 98℃를 확인하는 등 우수성을 인정받은 워터햄머 기술을 재평가하고, 구체적 사업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특히 심포지엄에서는 광주시 등과 미국 기업 간 지열발전소 건설협약을 비롯해 한진디엔비가 개발한 시추기에 대한 수출협약이 대거 체결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광주시와 미국 알타락에너지사가 ‘심부지열발전 투자유치 협약’을 맺었고, 광주시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미국 SMU, 독일 보훔대 간의 ‘국제연구 네트워크 업무협약’, 한진디엔비와 해외 기업 간 ‘시추기 수출협약’ 이어졌다.

먼저 알타락 에너지사는 광주시의 3.5㎞ 실증결과를 전해 듣고 820억원을 들여 3.5㎿급의 심부지열 발전소를 건설하는 내용의 투자를 제안했다. 이 사업은 지열발전에 대한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가 없는 현행 법규가 정비되는데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알타락 에너지사는 투자수익을 신재생에너지 보급으로 지구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IT기업인 구글과 미국 에너지부가 투자하는 회사다. 알타락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모범모델을 개발해 저개발국가에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의지 아래 광주시에 심부지열 발전소를 우선 설치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호주 ATM사 등 세계 9개국 9개 시추 전문기업이 한진디엔비의 시추기를 구매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수출 규모는 4년간 10억8000만달러(한화 1조1000억원)로, 품목은 한진디엔비가 개발해 3502m 실증시추에 성공한 350톤 규모의 ‘d&b 350’과 올해 개발 예정인 450톤 규모의 'd&b 450'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디엔비가 개발한 워터햄머 방식의 시추기는 기존 트리콘비트방식과 비교할 때 시추속도는 15배, 드릴파이프 제어속도가 3배 빠른 반면 드릴파이프 운용인력은 3분의 1 수준, 연료소비량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 시연회에 앞서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이 워터햄머 시추기의 주요 성능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 시추기술 “세계적 경쟁력 확보”
미국 심부지열 발전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블랙웰 교수는 이날 ‘지열 활용기술의 현재와 미래, 광주 적용성’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광주 심부 시추기술의 우수성을 차근차근 입증하고, 광주를 비롯한 국내 적용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워터햄머를 이용해 3.5㎞를 시추한 한국의 기술은 세계시장에서 결정되는 비용보다 굉장히 경쟁력 있는 비용으로, 세계 심부시추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크게 통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심부지열은 ‘천부지열’ 기술과 비교했을 때 넓은 부지가 필요하지 않아 부지 이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매우 훌륭한 기술”이라면서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50개를 대체할 수 있는 5만㎿의 심부지열 발전소가 건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톤 알타락 에너지 CTO는 “심부지열 발전이 여타의 신재생에너지보다 가동률이 높아 원자력이나 LNG발전처럼 기저부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해외 운전사례를 볼 때 85∼90%를 담당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 “광주시에 심부지열 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5.8㎞ 3공으로 구성된 시추공을 확보하면 150~160℃의 고온 열수를 얻어 시간당 1.7㎿의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화산지대인 우리나라에서도 경제성 있는 심부지열 발전소를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국내 유체 전문가인 김영원 생산기술연구원 박사는 광주 워터햄머 시추 기술에 적용된 신기술을 영상으로 설명하고 시추속도와 연료비, 운영인력 등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심부시추 현장에서 40년 이상을 일해온 베노이트 서스테이너블 솔루션 회장은 “2011년 현재 세계적으로 20여개 국가에 1만㎿ 이상의 심부지열 발전소가 가동중이며, 땅 속 에너지 발전이 꿈속의 얘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발표 및 토론이 끝난 이후 참석자들은 광주 제1하수처리장으로 이동해 350톤 규모의 워터햄머가 만들어 내는 굉음과 물줄기 속에서 심부시추 시연회를 함께 지켜봤다.

시연회에서 강운태 시장은 “LED에 이어 또 하나의 MIG(Made In Gwangju) 기술이 탄생하는 순간이다”라며 “행정역량을 총동원해 기술개발과 기업지원에 최선을 다해 광주를 심부지열 선도도시로 변모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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