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부위원장
[이투뉴스 칼럼 / 양춘승]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여느 때처럼 새해를 맞으면 사람들은 뭔가 좋은 일이 생기기를 기대한다. 그렇지만 그런 좋은 일이 항상 예비되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다가 또 한 해를 보내게 된다. 그렇다고 예전에 일어난 일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은 아니다. 뭔가 약간씩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환경 문제도 그렇다. 아예 환경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걸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금년에 우리가 고민할 환경 이슈는 뭘까? 새해를 맞으면서 생각나는 화두다.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기후변화다. 기후변화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지구온난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는 측면(mitigation)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변화된 기후에 적응해가는 측면(adaptation)이다.

전자의 측면에서 세계 각국은 지구 온도를 산업혁명 이전보다 2℃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안정화시킨다는 목표 하에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회의를 통해 2015년까지 각자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2020년부터 일제히 이를 실천하기로 합의하였다. 이것이 합의한 대로 이루어질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그런 점에서 금년은 대단히 중요하다. 2015년 3월말까지 각국은 자신의 감축 목표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에 대한 물밑 대화가 금년에 주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불신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에 금년 9월에 있을 ‘2014 기후정상회담 (Climate Summit 2014)’에서 반기문 총장이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하느냐가 향후 이 문제의 진전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미 변화된 기후에 적응하는 문제는 훨씬 더 직접적이고 위협적이다. 지난 11월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하이얀이 3만여 명의 사상자와 8억3000만달러의 재산 피해를 남긴 채 사라졌고, 새해 들어서도 미국 동부 지역에는 영하 20℃의 혹한과 폭설이 몰아치고 있다. 어느 보험사가 발표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이상기후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2011년에만 연간 3000억달러를 넘었다고 한다. 금년에도 이러한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후변화가 글로벌한 환경 이슈라면 국내적으로는 미세먼지가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PM)란 아황산가스, 질소 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탄소 등과 함께 수많은 대기오염물질 가운데 한 가지로 대기 중 장기간 떠다니는 입경 10㎛ 이하의 먼지로 PM10이라 한다.(참고로 입자가 2.5㎛ 이하인 경우는 ‘극미세먼지(PM 2.5)라고 부른다.) 이는 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나 자동차, 발전시설 등의 배출가스, 공사장이나 마른 땅에서 발생되는 분진 등에서 생기는 것으로, 인체의 폐포까지 침투하여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인체의 면역 기능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위험한 물질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미세먼지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주로 중국의 석탄 연소에서 배출된 가스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은 에너지원의 70%가 석탄으로 북경의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가 거의 1,000㎍/㎥에 달한 적도 있다고 한다. WHO 권고기준이 하루 25㎍/㎥임을 감안하면 가히 살인적인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풍이나 북서풍이 불면 미세먼지(PM10)의 농도가 45% 정도 증가한다고 하는데 그 대부분이 중국에서 온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환경 문제는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2014년 우리의 생존을 위한 환경의 도전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과연 인류는 지구를 지배할 정도로 영리한 존재인가? 자연은 그것을 실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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