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 환경규제에 과도기 대응책 골몰

[이투뉴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석탄화력발전소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한하자 일부 석탄화력발전소들이 폐목재를 혼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혼합 연소는 설비를 조금만 보완하면 기존 설비를 사용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효과가 크고, 정부도 폐목재 등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탄소 배출이 없는 것으로 인정해 주고 있어서다.

그러나 바이오매스의 특성상 부대 설비 확충이 비용이 추가로 들고 연료 수급도 여의치 않은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미국 발전업계에 따르면 일부 발전사들은 이미 바이오매스로 간주되는 톱밥부터 통조림캔 크기의 우드칩까지 다양한 폐목재를 수집해 연소하고 있다.

이와 간련 미네소타 전력은 최근 발전량의 각각 3분의 1씩을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 회사는 폐목재를 혼소하는 것이 노후 발전소의 가장 저렴하고 빠른 규제 대응으로 보고 있다.

앨런 루덱 주니어 미네소타 전력 부회장은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 효과와 함께 석탄보다 저렴한 나무를 이용해 경제적인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한 발전소는 보일러 1기를 폐목재 90%의 비율로 연소해 발전하고 있다.

미네소타 전력과 같은 발전사들은 최근 EPA의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한 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매스 혼소를 선호하고 있다.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과 달리 폐목재 혼합 연소는 발전 일정을 잡기 쉽고 전력망을 따로 연결하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최근 EPA는 미국내 11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탄소 배출량 규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지난 주 덴버에서는 8시간에 걸친 주민 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들은 대부분 한가지 종류의 석탄을 태우도록 정교하게 설계됐기 때문에 폐목재를 추가 혼소하는 일이 까다로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울러 혼소가 같은 양의 석탄을 태울 때보다 발전량이나 탄소 배출량에서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EPA는 발전소의 오염물질 억제 장치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많은 발전사들은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EPA가 권장하고 있는 노후 스팀터빈 교체를 진행했다. 1970년대에서 1980년대 사이 설치된 터빈을 최신식 고효율로 교체할 경우 효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신터빈으로 교체한 발전소들은 새 탄소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일례로 듀크 에너지는 전력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정장치를 추가하고 터빈 대부분을 업그레이드했다. 토마스 윌리엄스 듀크 에너지 대변인은 "(효율 증진을 위해) 할 수있는건 다 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노후 발전소는 폐쇄되고 천연가스 발전소로 전환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러나 신규 발전소들은 혼소를 선호할 확률이 높다. 다만 대형 발전소가 혼소용 폐목재를 확보하는게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오하이오주 재생에너지 목표를 준수하기 위해 세워진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의 픽웨이 발전소는 폐목재 이용을 두배로 높일 계획이었다.

픽웨이 발전소는 2003년 톱밥을, 2010년에는 우드칩을 혼소했지만 현재 이를 중단한 상태다.

마크 맥컬로우 부회장은 "폐목재를 원하는 양만큼 얻기가 어렵다"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 화력 시스템에 도입하는 것도 문제였다"고 말했다.

기존 시스템이 크기가 큰 폐목재를 받아들이는데도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폐목재는 같은 양의 석탄을 연소했을 때보다 3분의 2수준의 전력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발전사들은 연료 시스템을 크게 키워야한다. 아울러 썩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는 목재의 특성은 또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일부 발전사들은 보일러에 아주 작은 크기로 목재를 자르는 시스템을 추가하기도 했다. 시설 추가에 큰 비용이 들지만 혼소비율을 15% 이상까지 높일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전사들이 탄소 포집 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데이비드 니콜스 산림공학 박사는 "바이오매스 혼소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중간 전략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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