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앨리언에너지, 설치·청소 자동화시스템 개발

[이투뉴스] 캘리포니아의 뙤약볕 아래 20kg이 넘는 태양광 모듈을 들어옮기고 설치하는 일이 한결 수월해지고 있다. 일의 단조로움이나 더위로 인한 불평 불만도 사라지고 있다. 모듈을 설치하고 유지, 관리까지 해주는 로봇이 등장하면서다.

앨리언 에너지사()는 최근 첨단기술 도움 없이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과 관리가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모듈 설치를 담당하는 '로버(Rover)'와 청소를 담당한 '스팟(Spot)'을 이용하면 발전소 건설과 유지가 더 쉽고 저렴해진다고 앨리언사는 강조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치몬드에 소재한 이 회사는 최근까지도 이 사업을 비밀리에 진행하다 뉘늦게 내용을 공개했다. 앨리언 에너지는 향후 몇 개월에 걸쳐 캘리포니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중국에 로봇을 이용한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앨리언사의 경영진들은 로봇을 이용해 건설과 유지 비용을 줄임으로써 태양광 발전단가를 천연가스 발전단가만큼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앨리언사의 로버는 울퉁불퉁한 지면에서도 작업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지면을 고르게 할 필요가 없어 일손이 절약된다. 로버가 움직일 수 있는 콘크리트 트랙이 설치되면 로버가 이 트랙을 따라 모듈을 세우고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후 인부가 모듈을 시스템에 전선으로 연결하면 된다.

스마트폰으로도 관리가 가능하며, 태양광 발전 배터리로 가동할 수 있다.

청소를 담당한 스팟은 모듈 아래 설치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물을 내뿜는다. 회전하는 솔과 고무걸레가 차례로 모듈을 닦아내는 시스템이다. 땅에서 자라는 잡초를 자르도록 설계된 기계도 장착돼 있다.

마크 킹슬레이 앨리언 CEO는 "발전소 규모마다 차이가 있지만 약 6~8개월 소요될 건설 사업을 로봇을 이용할 경우 12주면 완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건설 기간이 줄어드는 것은 대출 적립이자가 줄어주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회사는 산업 애널리스트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비셜 사프루 에너지환경 매니저는 "앨리선사는 전 과정을 모두 기계화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설치 기간을 크게 줄였으며 모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많은 비효율적인 문제들도 제거했다. 그 결과 엄청난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그는 이 기술이 얼마나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앨리언사는 전체 설치 비용을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유사 업종의 독일기업들은 50% 가량 삭감이 가능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소 개발사인 리커런트 에너지의 아르노 해리스 CEO는 "우리 산업은 지난 수십년간 너무 모듈 비용에만 집중해왔다"고 지적했다.

시스템 전체에 소요되는 비용 중 모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53%에서 2013년 35%로 떨어졌다. 모듈가격이 2008년 대비 70%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노동 임금과 엔지니어링, 인허가에 드는 비용은 같은 기간 9%에서 15%로 상승했다고 그린테크 미디어는 추산했다.

산업 전반은 혁신을 추구해왔으나 정작 발전소 건설 산업은 수년간 변함이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모듈을 지탱하기 위한 금속 구조물을 이용하는 작은 규모의 지붕형 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대형 발전소를 건설해 왔다.

지면을 평평하게 고르고 수백만개의 나사를 조이는 일, 유리로 된 무거운 모듈을 세우는 일 등은 많은 일손을 요구한다. 발전소 건설 사업들은 노동자의 실수로 수일간 종종 지연되기도 한다. 비용과 시간적으로 볼때 비효율적이라는게 앨리언사의 주장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먼지와 잡초 제거 등의 유지 관리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는 대개 관리인들이 모듈 사이를 오가며 하나하나 청소하고 있다.

앨리언사 외에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회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스위스 회사인 써봇사는 최근 태양광판을 청소하는 로봇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고층건물의 유리를 청소하는 기계를 제작하던 회사다.

캘리포니아의 신생기업 큐보틱스는 발전소의 가동을 통제하고, 태양을 따라 고정형 패널을 기울이는 장치를 개발했다. 한 방향으로만 고정돼 있는 태양광 시스템보다 약 40% 가량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고 이회사는 주장했다. 미국과 일본의 5개 발전소에 시스템을 설치했으며, 더 많은 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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