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행복이 필요한 가족에게 영화 추천"

▲ 영화 <남쪽으로 튀어>에서 민주 역을 맡은 한예리가 본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투뉴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예리(29)는 <남쪽으로 튀어> 속의 당차고 직설적인 민주나 <바다쪽으로 한 뼘 더> 속의 예민한 원우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실제로 마주한 그는 스크린 속보다 훨씬 맑고 밝았다. 그 맑음 위에 위태로움을 더해 원우가 되고 당돌함을 칠해 민주가 됐다. 그 맑은 빛을 알아 본 김윤석이 한예리를 <남쪽으로 튀어> 민주 역에 직접 추천했다고 한다.

"김윤석 선배님께서 예전에 제가 출연한 <바다쪽으로 한 뼘 더>라는 영화를 보시고 추천하셨대요. 감독님께서 '그 친구 생각보다 나이가 많다'고 하셨다고.(웃음) 시나리오를 보니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민주 캐릭터도 매력적이었고 좋은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합류했죠."

무더운 여름, 작은 섬 안에서 생전 처음 보는 벌레들과 싸우며 촬영을 마쳤다. 자려고 누워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불을 켜면 커다란 바퀴벌레들이 신나게 춤추다 혼비백산하기도 했다. 한예리는 "그래도 촬영이 끝나지 않길 바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촬영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함께 출연하는 선배님들, 선생님들과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쉬웠어요. 사실 민주가 아빠(김윤석 분)랑 마주하는 장면이 많지 않거든요. 더 많이 함께 하고픈 마음에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게 아쉽더라고요. 다음에는 오래 같이 호흡하는 역으로 만나뵙고 싶어요."

한예리는 <남쪽으로 튀어>를 소통과 행복이 필요한 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가족의 행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화잖아요. 그 과정에서 갈등도 있고 서로 이해하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하면서요. 어느 가정에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을 거예요. 그런 가족들이 와서 함께 영화를 보고 조금이나마 소통하려는 마음을 갖는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 <이투뉴스>와 인터뷰 중인 한예리. 최근 영화 촬영을 마친 그는 <남쪽으로 튀어> 홍보에 매진하고 있다고.

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민주는 자신의 꿈을 위해 과감히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일찌감치 친구와 자취를 시작했다. 늘 멋대로 사는 아빠에게 모진 소리를 던지기도 하고 걱정이 돼 찾아왔다는 옛 담임선생님을 보고 '썩소'를 짓기도 한다. 영화 속 민주와 본인이 닮았냐고 묻자 "전혀 아니다"라는 즉답이 돌아온다. 

"민주랑은 반대에 가까운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해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잘 하는 학생이었죠. 부모님도 굉장히 엄하시고요. 지금도 통금이 열한시에요."

전형적인 모범 학생이었던 그가 감행한 가장 큰 일탈은 대입시험이 끝난 후 학교 담을 넘었던 일이다. 입시가 끝나서일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사라진 그와 친구들을 아무도 찾지 않아서 조금 허무하기도 했다고.

그는 '좋은 배우'라는 꿈을 꾸고 있다. 해석하기도, 되기도 어렵지만 배우라면 누구나 꿀 꿈이다. 추상적인 이 꿈을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모호하지만 '좋은 배우' 안에는 많은 게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가 '좋은 배우'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배우들이 쭉 있잖아요. 그 떠오르는 사람들 중에 제가 포함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타이틀을 얻으려면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 때까지 열심히 해보려고요."

이고운 기자 april040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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