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희토류가 뭐죠" A사(社) 홍보팀 관계자가 한말이다.

그룹 차원에서는 정관까지 변경해가며 희토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그룹 고위 관계자는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힘주어 말한다. 하지만 정작 일선에서는 희토류가 뭔지도 모른다.

머리와 팔이 따로 노는 모양새다. 희토류가 사용되는 하이브리드자동차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 자체가 무색하다.

희토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세계 소비량의 95%를 생산하는 중국은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희토가 있다"며 자부심을 나타낼 정도다.

일본은 영토분쟁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불가 카드를 꺼내들고 나오자 바로 한발 물러섰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량을 줄이자 미국, 유럽, 일본은 WTO에 제소까지 했다.

희토류는 이처럼 자원무기화 카드만 내밀어도 주요 국가들이 바짝 긴장할 정도로 중요한 광물이다. 희토류가 사용되는 전자제품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데다 그 용도 또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리드자동차도 희토류가 사용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희토류의 일종인 디스프로슘은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핵심인 전기모터용 자석에 사용된다. 전기모터 자석이 고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게 디스프로슘의 역할이다. 현재 기술로는 이 광물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희토류 사용이 늘면서 가격 등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일본 혼다자동차는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희토류 사용량을 30% 줄이는 기술 개발에 나서 성공했다. 희토류 리스크를 완화해 하이브리드자동차 사업을 안정적으로 하겠다는 계산이다.

하이브리드자동차로 글로벌 트렌드를 맞추려는 A사도 고심하긴 마찬가지다. 희토류를 아예 안쓰거나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실상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선에서는 희토류 자체를 모른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우려를 낳을 수 밖에 없다. 자칫 회사의 목표가 불분명하게 읽힐 여지도 많다. 

일개 직원의 말에 너무 평가절하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처럼 A사 타이틀에 어울리는 인식은 아닌듯 싶다.

지금까지 건설, 정유 등 어떤 분야에서든 소위 A사 출신들은 나름 자부심이 크다는 평가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뚝심과 열정으로 최고가 되겠다고 나섰다. 그게 그들의 기업문화라며 그 자체로 자긍심을 가졌다. 적어도 세인(世人)들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리딩기업인 A사가 저런다면 그룹의 다른 기업은 어느정도일까 싶다. 글로벌 메이저로 자리매김하려는 A사의 큰 그림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노파심으로 끝나길 기대한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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