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300억원 차관으로 건립…하루 약 6000톤 지상으로 운반

▲장성광업소의 제2수갱은 사진에 한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키가 컸다.

[이투뉴스] 지난 5일 강원도 태백 장성광업소를 찾은 날은 날씨가 화창했다. 단풍이 물들어 가는 산에 가을의 정취가 가득했다.

장성광업소는 도계광업소, 화순광업소 등에 비해 월등이 많은 양의 무연탄을 생산하고 있다. 이광선 장성광업소 소장은 "장성은 국내 석탄 중 5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광업소에는 다른 광업소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제2수갱 구조물이 있다. 63m 높이의 이 구조물은 한번에 34톤에 달하는 석탄을 지하에서 지상으로 수직으로 끌어올린다.

구조물이 해발 600m 위에 자리잡아 낮과 밤 장성 어디서든 눈에 띈다. 말그대로 장성의 랜드마크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구조물은 1985년 독일 회사가 건립했다. 정부는 석탄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에서 약 300억원의 차관을 들여와 이 구조물을 세웠다.

▲조재성 수갱부 과장(왼쪽)이 권양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구조물은 지하 350m 아래까지 1시간에 12번씩 16시간 운영된다. 하루에 약 6000톤의 석탄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하 약 450m에서 생산된 석탄은 운반차를 통해 이 구조물까지 이동되고 구조물이 지하에서 끌어올린 석탄은 레일을 통해 3142m에 떨어진 철암저탄장까지 운반된다.

조재석 수갱부 과장은 "장성 석탄은 생산부터 저탄장까지 이동하는 과정이 모두 지하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밖에서는 볼 수 없다"며 "환경오염도 없다"고 말했다.

구조물 심장부에는 5100마력의 권양기가 자리하고 있다. 권양기는 입이 멀어질 정도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해 내심 위협감까지 일었다.

권양기가 지하에서 석탄을 끌어 올리는 작업을 쉴새없이 하다보니 운영 담당자는 전가 계기판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권양기 운영 담당자가 전자계기판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다.
쉴새없는 작업에 연결된 로프는 2년마다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구조물이 워낙 커 로프 교체에 꼬박 일주일이 걸려 광업소가 쉴 때만 하기 때문에 담당자는 휴가를 제대로 가본적이 없다고 조 과장은 안타까워했다.

구조물이 건립된지 20년이 가까이 되다보니 시설이 고장난 적도 있었고 건립한 회사도 다른 기업에 넘어가는 등 부침이 있었다.

하지만 건립회사가 자료를 체계적으로 잘 정립해 문제가 발생해도 해소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조 과장은 "우리가 갖고 있지 못한 자료도 초기 건립회사가 다른 회사에 넘어간 상황에서도 여전히 비치된 경우를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권양기가 돌고 수갱 구조물이 힘차게 석탄을 끌어올리는 모습에서 마치 장성광업소가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