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셰일가스 붐이다. 미국에서 셰일가스 개발 및 생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에너지 빈곤국인 우리나라에서도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정부는 셰일가스 태스크 포스를 구성한데 이어 첫 작품으로 ‘셰일가스 개발·도입 및 활용전략’을 수립했다. 얼마 전에는 지식경제부와 외교통상부가 ‘2012 셰일가스 국제협력 컨퍼런스’를 열었다. 수백명이 모여들어 셰일가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고 한다.

앞서 지식경제부가 마련한 셰일가스 전략의 개요를 보면 2020년까지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량의 20%를 세일가스로 확보함으로써 현재 중동과 동남아로 집중된 천연가스 도입선을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다. 천연가스 수입선 다변화로 구매협상력을 높이고 가격안정화를 꾀하겠다는 목표. 정부는 이를 위해 수출입은행 여신규모를 올해 2조8000억원에서 2020년 21조원으로 대폭 늘리고 올해 2000억원 규모인 해외자원개발 융자사업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셰일가스 붐에 따라 제빨리 나름대로 전략을 수립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셰일가스 생산과정에서 수압파쇄 화학물질로 인한 수질오염과 대규모 용수 사용으로 인한 수자원 고갈 등 환경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다소 서두른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유럽 국가들이 환경문제를 감안해 셰일가스 개발에 섣불리 나서지 않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부의 담대한 셰일가스 개발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련 에너지 공기업의 자본확충도 시급한 문제다. 아직은 경제성 확보 등 이유로 리스크가 큰 점을 감안하면 민간기업이  사업에 뛰어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이 대규모 투자사업에 나서야 할 상황. 그러나 2010년 기준으로 굴지의 해외 자원기업과 비교하면 우리 공기업의 규모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자본금의 경우 석유공사 89억달러, 가스공사 3억달러에 비해 미국의 엑손모빌은 1527억달러, 중국 시노펙 662억달러, 일본 미쓰이 298억달러 등이다. 바꾸어 말하면 셰일가스 개발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엄청난 자본확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밖에 에너지 전반과 관련지어 균형투자 문제를 놓쳐서도 안 된다. 셰일가스 역시 유한한 화석연료라는 차원에서 보면 석유나 석탄 등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즉 화석연료를 대신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과도 어느 정도는 투자배분의 균형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셰일가스 개발이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환경문제와 기술 측면에서도 확실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이 셰일가스에 올인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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