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세계 60개국 프리미엄 휘발유가격 조사 결과

[이투뉴스] 미국 자동차 운전자는 노르웨이 운전자보다 63% 낮은 가격으로 휘발유를 구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세계 60개국의 프리미엄 휘발유 가격을 비교한 결과다.

노르웨이가 1갤런당(1갤런=3.78리터) 10.12달러(약 1만1500원)를 기록해 1위, 미국은 이보다 현저히 낮은 3.75달러로 49위에 올랐다. 한국은 7.12달러로 19위다. 미국의 휘발유 값은 일본과 중국, 인도보다 낮았다.

미국 국민 소득의 2.9%만을 버는 인도인들에게 휘발유는 사치품이다. 인도에서 프리미엄 휘발유 1갤런의 값은 근로자 하루 일당의 37%가 넘는다. 반면 미국인은 휘발유 1갤런당 일일 소득의 2.8%를 소비하고 있다.

지난 7월 23일 기준 미국의 휘발유값은 3개월 전보다 11% 하락했다. 자국내 석유 생산이 13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 중개 회사 유로 퍼시픽 캐피탈의 피터 쉬프 최고경영자는 "미국인들이 많은 휘발유를 소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값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미국인들은 매일 직접 운전해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반면 다른 많은 나라는 기름값이 비싸 일요일에만 차를 끌고 나간다"고 덧붙였다. 

7월 2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분 석유 선물매매가는 84센트 하락한 배럴당 95.49달러였다. 올해만 3.4% 가량 떨어졌다. 지난달 미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값은 2.58센트 떨어진 갤런당 3.1003달러였다.

미국 운전자들은 유럽 국가에서 판매되는 휘발유값의 절반 가량, 세계 평균 휘발유값 보다 1.15달러 낮게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서밋 에너지의 제이콥 코렐 연구원은 "미국에서 휘발유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가격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코렐 연구원은 미국인들이 다른 국가의 운전자들보다 더 많은 휘발유를 소비하기 때문에 휘발유 값이 낮더라도 부담이 적은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의하면 미국은 2분기 동안 하루 1870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해 세계 전체 소비량의 2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인구가 미국의 4배인 인도는 374만 배럴, 중국은 924만 배럴을 소비했다.

코렐 연구원은 "미국 국민들이 휘발유 소비를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그들은 여전히 출퇴근을 해야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바래다 줘야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시추 기술 증진에 의해 더 많은 석유를 뽑아내고 있다. 7월 20일 기준 생산량은 하루 636만 배럴로 1999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에너지부는 2013년 석유 수입량을 하루 729만 배럴로 전망했다. 이는 전체 석유 소비량의 39%로 추산된다. 2003년 하루 수입량은 1123만 배럴이었으며 수요의 56%에 달했다.

미국 에너지 연구소 WTRG Economics의 제임스 윌리엄스 경제학자는 "미국은 더 많은 양의 석유를 생산하면서 수입량을 줄이고 있는데 이는 휘발유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르웨이는 산유국 중에서 휘발유를 비싸게 파는 유일한 나라다.

노르웨이 정부는 휘발유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대신 판매 이윤을 대학 무상 교육 등 공공 서비스나 기반 시설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노르웨이 평균 하루 수입은 272달러로, 1갤런을 구입하기 위해 수입의 3.7%를 소비한다.

7월 23일 기준 노르웨이의 휘발유 가격은 3개월 전보다 4.4% 상승했다. 6월 24일부터 7월 9일까지 진행된 에너지 근로자들의 파업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됐다.

에너지 근로자들은 연금 문제로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 일로 원유 생산량이 15% 가량 줄었다. 정부와 회사들은 5억80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다고 노르웨이 석유산업협회는 밝혔다.

2위에 오른 터키의 휘발유 값은 갤런당 9.41달러, 중국은 4.89달러, 일본은 7.15달러로 조사됐다. 미국과 유럽연합국의 휘발유 가격은 7월 23일 기준이며 다른 나라들의 경우 7월 9일부터 18일 사이 조사된 가격이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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