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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②] 싼 전기료, 에너지정책 왜곡 부른다
수요대응 한계·한전 경영적자 가중
"전기요금 현실화는 당연" 한목소리
[238호] 2012년 05월 21일 (월) 10:00:20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이투뉴스] 이달 들어 때이른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기냉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용 전기 사용이 많아지자 예비전력은 예년보다 500kW 이상 급감했다. 한마디로 '비상'이다.

정부는 서둘러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을 마련하고 조기시행하기로 했다. 전력수요를 줄이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이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 있다. 헐값이나 다름 없는 전기요금이 그것이다.

에너지 가격은 국가 에너지 정책의 근간을 이룬다. 에너지 공급과 수요를 적정 수준으로 맞추려면 가격 신호가 제대로 기능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가격체계에서는 정상적인 가격 신호를 제공하기 어렵다.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저렴한 제품을 두고 굳이 비싼 제품을 구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물가안정 등을 이유로 저가의 전기요금 체계를 고수해왔다. 여론에 휩쓸리기 쉬운 정치 논리도 이 같은 흐름에 한몫했다. 그 바람에 전반적인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리고 에너지 다소비 구조만 공고히 한 셈이 됐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를 들여다보면 주택용, 일반용, 산업용 등 모든 용도의 요금이 원가에 못 미친다.

지난해 두 차례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의 원가회수율은 87.4%에 불과하다. 전기 100원어치를 팔 때마다 12.6원의 손실을 보는 구조다. 옷감보다 옷이 더 싼 격이다.

해외국가들과 비교하면 요금격차는 확연하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요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뿐 아니라 회원국 가운데 가장 싸다.

전기요금이 싸다보니 전기수요가 느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석유와 전력 가격이 역전되면서 전력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석유나 가스난방이 전기난방으로 전환되면서 겨울철 난방수요가 크게 늘고 있으며 산업체 전기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전력소비는 68%나 늘었다. 전력수요가 늘면 원전 확대 정책과 같이 발전설비 증설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쉽다.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3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전의 4년간 누적적자는 8조원에 이른다.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데다 국제 신용등급도 하락하는 추세다. 전력부문 투자 재원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게 되면 전기를 많이 쓰는 소비자나 업체일수록 오히려 이익을 보고 저소득자들이 높은 세부담을 지는 소득 역진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전력정책을 넘어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 수립을 위해 전기요금을 조속히 현실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저가 정책 중심의 규제적 에너지 요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싸니까 마음 놓고 써도 된다'는 식의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원가 변동 수준을 반영해 전기요금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함으로써 용도별 요금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그런 뒤 현행 용도별 요금체계를 공급원가에 기초한 전압별 요금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태다.

이상훈 에너지대안포럼 운영위원은 "원가에 못 미치는 전기요금 때문에 생긴 한전 적자를 국민 부담으로 전가하는 식의 왜곡된 정책을 유지해왔다""전기요금 현실화는 너무나 당연하며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보급정책 등을 고려해 모든 에너지 자원에 적정한 비용을 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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