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해외자본유치 실패에 따라 국가 나서

[이투뉴스] 영국에 녹색 투자은행(Green Investment Bank)이 설립된다. 녹색 산업에 투자하기 위한 특정 목적의 투자은행이다. 최근 영국은 에너지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투자 실패를 경험했다.

독일 RWE와 이온(E.ON) 등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계획을 철회했고, 풍력터빈 제조업체인 두산도 스코틀랜드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은행은 수도인 에든버러에 자리 잡을 예정이며 독자적 의사결정권을 부여받을 예정이다.

공식적인 관리는 정부가 맡게 되지만 현 경제부와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운영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정부 대변인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서 독자적 금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초기자금으로 약 30억 파운드를 지원할 계획이며, 수장은 영국 최고의 에너지공급사이자 원자력기업인 브리티시 에너지의 아드리안 몬터그가 맡게 된다.

2015년부터 외국 자본을 투입할 예정이며 재원의 80%는 해상풍력, 자원순환, 폐자원 재활용, 에너지효율 산업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빈스 케이블 영국 경제부 장관은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시장의 기능이 통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율적인 시장에서 파산하는 기업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이는 없다"며 국가 금융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케이블 장관은 "녹색산업의 발전을 통해 우리는 커다란 성장 가능성을 갖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전통적으로 특정 산업을 지원하는 국가 금융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케이블은 녹색 투자금융을 통해 영국의 두 가지 산업을 통합, 영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바로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책임지는 영국의 전통적인 먹을거리 금융 산업과 빛을 보고 있지 못하는 에너지 전환이다.

이 같은 투자은행의 설립은 영국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의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카메론 총리는 역사상 가장 환경적인 정부를 약속하며 녹색 투자은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총리 당선 직후 재정적 이유로 자신의 공약을 거두었고 이 야심찬 프로젝트는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이후 많은 비판 수렴의 과정을 거쳐 2010년의 약속이 이제야 실현되는 것이다.

아울러 영국은 이번 설립에 프랑크푸르트에 소재한 독일 상업은행 KFW의 협조를 요청했다. KFW는 그동안의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가 교류와 함께 많은 부분에서 협조를 약속했다.

국가 개발은행의 모범을 평가받고 있는 KFW는 크로아티아, 체코, 불가리아, 헝가리,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을 비롯해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2억 달러 규모의 수출신용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독일 은행연합은 "재생에너지 영역에서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이 나타났을 때 개발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례로 독일 투자가들이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이유로 투자를 주저하게 되면서 KFW같은 개발은행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영국 녹색투자은행 역시 앞으로 많은 자금을 조성해 런던 정부가 계획한 에너지 정책, 특히 재생에너지 정책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은행이 들어설 영국은 2020년까지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국 셰틀랜드 제도에 계획된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는 정부의 승인을 완료했다.

이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 등을 이유로 대안에너지에 대한 영국의 투자 수요는 확대될 전망이다.

<프랑크푸르트=길선균 기자 yupin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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