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융지원 '그림의 떡'… 진정성 부족
올해 해외진출지원 사업예산 고작 91억원

[이투뉴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의지에 진성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 2010년 지식경제부는 2015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해 세계 5대 신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지만 정작 지원은 미미한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 글로벌 스타기업 육성계획이란 수출 산업화 촉진을 위해 해외시장 진출시 성공 가능성이 큰 기업을 집중 지원해 2015년까지 수출 1억달러 이상의 기업을 50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중소·중견 신재생 관련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지원 받는 게 없다"며 "자금 융자만 놓고 봐도 신재생 산업 특성상 리스크가 커 정부가 보증해도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꺼리는 상황인데 언론에서는 지원규모가 커졌다고 연일 터뜨리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신재생 기업들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대기업과 발전사, 금융권이 공동으로 1000억원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전문 상생보증펀드를 조성해 유망 중소·중견기업에게 최대 1조6000억원의 대출 보증을 약속했고 이듬해 '신재생에너지 동반성장 보증펀드'가 출범했다.

이때 스타기업 육성계획이 다시 언급됐지만 아직까지도 별다른 추진계획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중경 장관과 박영준 2차관 등 신재생 정책을 강력하게 펼쳐왔던 前 장·차관들이 모두 교체되고 관계부처 담당 직원들도 대부분 자리 이동이 이뤄진 상황에서 몇몇 정책은 더 이상 물어볼 곳도 없어졌다고 업계 실무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재생 분야는 아직 산업 기반이 취약해 정부가 관심을 갖고 꾸준히 지원해야 하는데 정부의 신재생 산업 육성계획을 믿고 투자하거나 창업한 중소·중견 기업들은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업체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로 지속되고 있는 경제 침체 속에 수요처 감소와 투자 위축 등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도 일정 부분 이해하나 같은 기간 중국과 인도, 일본 등이 급성장한 것은 단순히 경제규모의 차이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며 "현재 국내 신재생 기업들은 거의 전멸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근 그린홈 100만호보급 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해외시장에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당장 올해를 버티기도 힘든 상황에서 정부 지원 없이 기업들이 나서려고 할지 의문"이라면서 "그나마 일정규모로 예산배정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국내 보급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그린홈 보급사업 설명회에는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일부 참석자들은 내내 서있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신재생에너지센터 관계자는 "과거 신재생 분야 글로벌 스타기업 육성계획은 관계기관 협의와 자금 문제 등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우선 수출협의회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경부와 신재생에너지센터, 신재생에너지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진출지원사업'은 해외시장 개척 및 기초조사, 인증획득 지원 등을 통해 진출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올해 사업예산은 91억원에 불과하다.

한 민간경제연구원 관계자는 "MB정부가 녹색성장을 표방하며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외치고 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게 사실"이라며 "시기와 규모는 다르지만 그동안 다른 산업을 육성할 때처럼 확실한 정책 의지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부민 기자 kbm02@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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