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한 한국가스기술사회 신임 회장

 

주동한 한국기술사회 회장
[이투뉴스]

단순한 친목 아닌 권익대변 단체로서 기능 펼칠 터
쉽지 않은 길이지만 기술사 명예 찾는 사명감 가득

“지식경제부 등 정부부처는 물론 국회 등 다양한 협력채널을 확대하면서도, 해야 할 말은 다하는 단체장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가스기술사 권익 향상과 가스기술사회 위상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지난 14일 정기총회에서 전국 가스기술사들의 단체인 한국가스기술사회 수장으로 선출돼 앞으로 3년간 단체를 이끌어 갈 주동한 회장(59)은 가스기술사회가 단순한 친목이 아닌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펼쳐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업체를 갖고 있지만 가스기술사회 사무실에 매일 출근하며 회장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주 회장은 시대변화에 따른 안전관리체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일정기준 이상 시설의 경우 안전관리자 자격에 가스기술사 의무화 등 영역을 대폭 확대하고 에너지기술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른 분야 기술사들은 나름대로 고유한 영역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가스기술사들의 역할은 너무나 미미합니다. 가스기술사가 설계, 시공, 감리부문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쉽지 않은 길이란 걸 잘 알고 있지만 안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주 회장은 가스기술사의 명예를 찾는데 누구보다 앞장설 각오가 되어 있다며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 전국 13만 가스인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전국 가스인 대회’를 개최해보려고 합니다. 가스인들의 역량을 결집해보자는 거죠. 그냥 한번 모이자는 게 아니고 그동안 현장을 겪으면서 느낀 문제점 등을 정리해 정책과 제도에 반영시키는 또 하나의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입니다”

주동한 회장은 중앙대학교 화학공학과, 인하대 산업기술대학원을 나왔으며 도시가스사인 삼천리의 기술영업이사를 지냈다. 현재 가스기술사 사무소인 (주)파라테크를 경영하고 있다.

오는 3월 1일부터 임기 3년의 공식적인 업무를 개시하는 주동한 회장을 가스기술사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기총회에서 경선을 통해 압도적인 표차로 회장에 선출됐다. 그만큼 회원들의 기대가 크다는 반증인데 앞으로의 계획은.

▲기술사회 회원들이 그만큼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또 나를 믿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척 무겁다. 잘해보고 싶고, 또 잘해야 한다는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 오래전부터 현장을 겪으며 많은 생각을 해온 터라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다.

가스기술사의 업역이라면 사실 ‘가스’와 관련된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컨설팅부터 시작해 안전진단 및 평가, 설계, 정책개발, 법령 개정 등 사실상 전부인 셈이다. 하지만 모든 부문을 한꺼번에 이루겠다는 건 어찌 보면 욕심이다. 우선 정책적인 것을 중심으로 일해 나갈 생각이다.

무엇보다 가스관련 법규에서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본다. 이를 현실화해야 된다. 우스갯소리지만 심지어 가스기술사가 LPG자동차를 구입해도 몇 시간의 안전관리 교육을 받으라고 한다.

또한 도시가스사별로 공급세대가 수백만이나 되는데 안전관리 책임을 가스기능사 또는 가스기사가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국가기술자격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제도다. 일반가스, 독성가스, 제철소 등도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건축물 내 매립배관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경우 새로이 법을 제정해야 되는데 공동구를 이용하거나 건축물 내 매립을 위해서는 전기기술사, 건축기술사, 건축설비기술사와의 협의나 공동설계를 해야 한다. 설계와 시공감리까지는 가스기술사가 맡고, 완성검사는 가스안전공사가 맡는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방식은 타 분야 기술사 업무와 프로세스가 유사하다.

가스기술사 CPD교육(보수교육 등)과 기술사 등록업무를 추가하는 등 제도 상에서 가스기술사를 교육하고 관리하는 규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특정가스 검사기관 지정도 가스기술사 사무소를 검사기관으로 등록해 관리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검사이력도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회사를 차려놓고 자격자를 고용해서 검사기관으로 등록하는 제도만 만들 것은 아니라 본다. 기술사 사무소를 등록하고 그 기술사에게 검사권을 인정하고 지정하면 안전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다.

가스냉난방기, 가스 열병합발전 등도 가스기술사가 설계하고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완성검사를 하는 프로세스가 돼야 한다. 기술자도 아닌 시공회사 사원이 기술 검토서를 갖고 와서 승인받고, 현장소장은 시공하고, 완성검사가 진행되니 시공사 이력관리가 안될 뿐더러 설계도면 하나 제대로 남아 있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런 모순을 해결해 시공은 시공사, 설계와 시공감리는 가스기술사, 완성검사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한다면 등록된 기술사 사무소는 설계도를 가스안전공사 및 사무실에 비치해놓고 보고하니 이력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비용도 크게 절감된다.

-가스기술자의 업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 총회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높았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지.

▲올해 안에 포럼 , 전국 가스인 대회 등을 개최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다. 에너지 절약대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래서 명칭도 가스기술사에서 에너지기술사로 바꿔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가스기술사라고 특별한 대접을 해달라는 게 아니다.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가스기술사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립 배관의 설계・시공・감리 ▶가스기술사 사무소의 특정가스 검사기관 인정 ▶노후 배관 안전성 진단 후 가스안전공사 정기검사 접수 ▶지하 정압기 및 정압기지 설계업무 시행 ▶도심지 또는 다중이용시설 고압가스배관의 안전성 진단 및 설계업무 시행 등이다. 가능한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종합해 관계부처 등에 건의하는 등 협력체계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제 가스기술사가 300명에 육박할 정도다. 하지만 기술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경우는 몇 곳 안된다. 업무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아는데.

▲엔지리어링 진흥법에서나 지금 국회를 통과 중인 기술사 법에서도 대규모 공사는 기술사들이 설계하게 되어 있다. 이를 준수하는 차원에서 각종 가스사업법에 기술사의 설계참여를 가능토록 하게 한다면 기술사 사무소들이 한층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본다.

설계는 가스기술사가 맡고, 대형 공사는 가스기술사, 중형 공사는 가스기사, 소규모 공사는 가스기능사가 상주감리하는 제도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가스안전공사는 이를 등록하고 수시감리 등을 통해 관리, 감독하면 될 것이다.

한국가스공사가 진행하는 대형 공사에 대해서도 중소기업 전담영역을 만들어 직접 수주가 가능한 제도가 필요하다. 그 기본이 가스기술사 설계 및 상주감리 제도다. 가스로 인한 분쟁이나 중소규모 가스시공회사의 애로사항 등을 듣고 기술사다운 기술로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임기동안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가스분야의 최고자격을 갖고 있는 가스기술사의 업역이 거의 없다는 것은 국익적인 측면에서도 큰 손실이다.

일례지만 건축물 내 매립배관의 경우 설계・시공・감리 부문은 가스기술사가 책임을 맡고, 기술사 서명이 날인된 이후 가스안전공사가 완성검사를 해도 될 정도로 의식이나 기술수준이 높아졌다고 본다. 완성검사 외 부문은 가스안전공사와 민간 기술자격자와의 역할분담이 이뤄져 소비자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예를 들어도 현재와 같은 우리 제도는 비효율적이라 생각된다.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로 인한 국가적 피해는 계량하기 힘들 정도다. 국익적인 측면과 소비자를 위한 측면에서도 가스기술사의 업역은 확대되는 게 마땅하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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