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원전개발국과 협상 순항
시공자격 인증획득 업체 급증

[이투뉴스] 지난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국내 원자력계가 다시금 부활의 날갯짓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원전 개발을 추진 중인 신흥원전국과의 잇따른 정상회담으로 제2, 제3의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두안 터키 총리는 지난 4일 G20 정상회의가 열리 프랑스 칸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터키 원전 건설에 참여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실질적인 협상을 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터키는 흑해 연안 시노프 지역에 2019년까지 원전 4기(140만kW)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국은 앞서 지난해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이후 터키는 일본과 협상을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나면서 중단됐다. 터키가 한국에 재차 손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한국의 수주 가능성을 밝게 해주고 있다.

터키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원전 개발 협력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쯔엉 떤 상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베트남 원전 개발에 협력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향후 원전 10기 건설계획을 갖고 있는 베트남은 현재 1,2호기는 러시아와, 3,4호기는 일본과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한국은 5,6호기 건설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폴란드 등 국가도 제2의 원전 수출국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부각된 일련의 원전 수주활동으로 활력을 얻고 있는 업계는 앞으로 원전 산업 전망을 조심스레 낙관하는 분위기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원전 시공 자격요건인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인증을 획득한 건설사들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KEPIC 인증은 원자력 발전소를 포함한 전력설비의 안전성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적격성 심사로 대한전기협회가 주관하는 인증제다.

전기협회에 따르면 올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만 한라건설, STX중공업, 금호건설, 극동건설, 한진중공업, 동부건설 등 6개 업체가 KEPIC 인증을 받았다. 최근 몇 년 새 인증을 얻은 업체 수가 급증하면서 KEPIC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는 모두 25개사로 대폭 늘었다.

이들 대다수는 해외 원전 시장진출을 위해 미국 기계학회가 발급하는 ASME 인증도 받았거나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업체들이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면서까지 인증 획득에 열을 올리는 것은 원전사업은 규모가 큰 데다 기술집약적 사업이기 때문이다.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매력적이란 얘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터키나 베트남 등과 관련된 보도를 접하고 있지만 당장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레 관망하고 있다"면서 "원전 이외의 에너지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원전산업이 계속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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