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S&C-동서발전, 이달 중순 20MW 입찰결과 발표
한진산업·두산중공업·미쓰비시重 3개사 경합

▲ 경주시 조항산 풍력발전단지에 들어설 터빈 수주전에 한·일 3개 터빈회사가 뛰어들었다. 사진 왼쪽이 미쓰비시중공업의 2.4mw 터빈. 오른쪽은 두산중공업 3mw 모델.

[이투뉴스] '천년고도' 경주의 첫 풍력발전단지 건설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백억원 규모의 풍력발전기(풍력터빈) 입찰을 놓고 국내외 3개 터빈회사가 본격적인 수주경쟁에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를 앞두고 실적확보에 나선 발전자회사가 민간기업과 SPC(특수목적법인)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이어서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경주시와 발전자회사 등에 따르면, 풍력타워 전문기업인 동국S&C(대표 장기형)는 동서발전(사장 이길구)과 불국사와 동해 문무대왕릉에서 각각 직선거리로 약 6km, 10km 떨어진 양북면 입천리 조항산에 20MW급 발전단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말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로부터 발전사업 허가가 떨어진 이 프로젝트는 현재 환경부 환경영향평가(사전환경성검토)와 문화재법 및 산림법 등의 개별법에 따른 나머지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사업설계에 따른 기자재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

경주시청 경제산업국 관계자는 "시행사가 20MW규모의 풍력발전에 대한 사업허가가 정부에서 승인된 이후 상세 설계에 들어가 기타 행정적 업무를 협의하고 있다"면서 "아직 검토될 사항이 많아 착공시기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행사 측 관계자는 "발전사(동서발전) 측과 협의될 사항이 있어 구체적 내용을 밝히기는 곤란하다"면서도 "사업에 대한 큰 그림과 핵심 기자재(풍력터빈)에 대한 최종 선정은 추석 연휴 전후에 가닥을 내는 쪽으로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기업 제안사업을 RPS공기업이 받아들여 착수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업 추진과정과 수익성, RPS수행성과 등이 후속사업의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PC 지분참여를 통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동서발전 측은 이번 경주 풍력발전을 비롯해 정선 임계 50MW, 강릉 대기리 24MW 등 모두 120MW 규모의 풍력발전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주, 정선, 강릉 등이 외부 제안형태로 추진되고 있고, 추가  검토되고 있는 일부 지역사업은 자체 예산을 전액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발전사 가운데 다소 늦게 풍력사업에 뛰어들어 이 분야에 가시화된 실적이 미약하지만, 정부 RPS이행차원에 다수의 사업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고, 이번 사업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풍력산업계의 관심사는 자연스레 이번 기자재 입찰 결과로 쏠리고 있다. 동국S&C가 발주한 이번 입찰은 6개 풍력터빈 회사가 응찰한 가운데 한 차례 유찰됐고, 이달 중순께 최종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첫 입찰에는 국내기업인 한진산업(1.5MW), 두산중공업(3MW), 삼성중공업(2.5MW), 효성(2MW) 등과 해외기업인 일본 미쓰비시중공업(2.4MW), 스페인 악시오나(1.5MW) 등 6개 기업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인증 확보모델 등을 추리는 과정과 일부기업의 자진포기 등을 거쳐 현재는 한진산업, 두산중공업, 미쓰비시중공업 등 3사가 최종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차 입찰에서 일부기업은 해외기업과의 경쟁에서 수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자칫 들러리가 될 수 있다"며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풍력업계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산업육성정책 기조에 비춰봤을 때는 한진산업과 두산중공업 등 국내 2개사가, 신안군 비금도 동국S&C 풍력단지에 이미 3MW를 납품한 실적이 있는 미쓰비시 측은 재고증가로  가격을 낮춰 이 항목에서 유리한 입지를 가져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적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들어설 풍력발전단지를 두고 공교롭게 한·일 풍력산업이 맞붙은 형국이다.

물론 최종결과는 안갯속이다. 오히려 국산터빈이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국내에 설치된 풍력터빈 10대 중 9대 이상은 외산이다.

정부는 풍력산업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서해안 실증단지 조성, 해상풍력 마스터플랜 구축, 풍력 테스트베드 지원 등의 시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할 실적을 쌓지 못한 국산은 내수시장에서조차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다만 이번 입찰의 경우 이전과 달리 RPS 이행 발전사가 참여하고 있고, 이들이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내수산업을 육성한다는 정부 정책 취지도 외면할 수 없어 예측이 한층 어려운 상황이다.

풍력업계 한 관계자는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이번 결과가 향후 공기업의 유사 RPS풍력사업과 국내 풍력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이 나섰듯 우리도 기술이전 및 국내투자 여부, 장기적 유지보수, 국산화 기여도 등이 다각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