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결성 떨어져 연탄용 부적합

연탄용 무연탄 수급을 우려한 정부가 향후 일부 탄광의 증산을 결정하거나 수입탄을 통해 뒤늦게 수요를 충당하려 해도 연탄의 필수요건인 점결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대한석탄공사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연탄 비축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어 업계 전반에서 ‘2008년 파동설’이 파다하게 돌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책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본보 18일자 보도참조)

 

점결성이란 탄 알갱이가 뭉치는 정도를 뜻하는 용어로, 일정 수준의 점결성을 만족해야 연탄이 완전히 연소되고 난 이후에도 원형이 그대로 유지된다.

때문에 점결성은 유연탄과 무연탄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동시에 연탄용으로 가능한 석탄인가를 판별하는 관건이 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행탄광(실제 생산중인 탄광)중 연탄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탄을 생산하고 있는 탄광은 태백, 장성, 화순광산 등 3곳에 불과하다.  

 

이 밖에 도계, 마루탄 등 대부분의 가행광산은 점결성이 모자라거나 열량이 지나치게 높아 연탄용보다 산업용이나 제철 고로용에 적합한 무연탄을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9월말 현재 628만 3000톤(석탄협회 추산)에 불과한 무연탄 재고가 고유가의 영향을 받아 올 겨울내 250만 톤이 추가로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빠르면 2008년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정부는 경제성을 이유로 감산위주의 기존 합리화 정책을 고수할 계획에 있으며 향후 대처 방안으로 일환으로 무연탄 수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증산을 포기한 채 수입 무연탄으로 수요를 충당하려고 해도 현재까지 점결성 부문을 충족한 수입 무연탄은 전무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석탄협회의 한 관계자는 “수입 무연탄은 국내탄보다 점결성을 떨어져 연탄용으로 사용이 어렵다”며 “대부분 제철소에서 고로용으로 사용되는 정도”라고 말했다.

 

비축탄이 완전 소진될 경우 해외 무연탄 수입을 대처 방안의 하나로 볼 수 있다는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음을 방증해주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석탄공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로써 연탄용 탄질에 적합한 무연탄은 이미 폐광된 국내 광산이거나 남한의 지질과 유사한 북한탄이 유일할 것”이라며 “모자라면 수입탄으로 대체하면 그만이란 생각은 안일한 대책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요관리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맡고 있는 산업자원부는 '검토돼야 할 사안'이라며 한발 물러서고 있다.

 

박현종 산업자원부 석탄산업팀 사무관은 "수입탄의 점결성 문제를 듣고 인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용을 못하는 것인지 등 종합적인 사용가능 여부는 시험검사를 통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2~3년간 수요량 변화와 비축량 소진폭에 따라 정책에 따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정부는 ‘점결성 충족탄’이란 새로운 고민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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