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구본철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 팀장]
유휴지 1만7000㏊서 거대억새 최대 51만톤 생산가능
현재 곡물자급률 27%수준, 더 이상 수입은 어불성설

[이투뉴스]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금강 하구 웅포·용안 지구 일대에 55만2000평 규모로 거대억새 1호 시범단지 조성을 발표했다. 현재 증식 단계로 내년 184㏊ 재배면적에 거대억새를 재배하면 2~3년 뒤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최대 5400톤 생산이 목표다.

농진청이 조사한 국내 강수변구역 유휴지는 1만7000㏊. 최대 51만톤이 생산될 수 있는 면적이다. 국내에서 계획 중인 30MW규모 목재 바이오매스 발전시설의 경우 연간 18만톤의 원료를 필요로 한다. 바이오매스가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없지만 일정부분 역할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 거대억새, 함수율 낮아 kg당 4340㎉ 고열량 

구본철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 팀장은 현실성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전국의 농작물을 조사했다. 발전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열량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작물을 고려했다.

"농경지 혹은 유휴지를 통해서 재배할 수 있는 에너지 작물이 없을까 고민했다. 거대억새 1호가 그 해답이 될 수도 있다."

거대억새로 만든 펠릿은 연구단계에서 kg당 4340㎉의 열량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생산되는 펠릿 열량기준은 4300㎉. 열량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생산량은 ㏊당 매년 20~30톤이 예상된다. 2~3년의 성장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이후 15~20년간은 꾸준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옥수수 이상 가는 수준이다. 바이오에탄올의 경우 1ha의 거대억새로 최대 1만4000ℓ가 생산된다.

펠릿 혹은 우드칩의 바이오매스 원료로도 기대되고 있다. 함수율이 낮아 건조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손실도 적다. 1월에서 3월,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기 직전 수확하면 건조과정 없이 펠릿화 혹은 우드칩으로 성형·파쇄해 사용가능할 만큼 자연건조 상태. 이때 역시 4300㎉의 열량을 보인다는 것이 구 팀장의 설명.

그러나 대규모 재배 후 수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해봐야 경제성도, 공급·수요라인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시범사업이 중요하다.

◆ 국내 에너지작물 자급률 0%

"어느 교수가 회의 때 이야기했다. '바이오매스는 이미 수입하기로 계획됐다. 연구할 필요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곡물자급률은 27%. 위기수준이다. 에너지작물 자급률은 더하다. 0%.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수출 산업화를 위한 전략적 에너지원들도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에너지원을 무시하고 불균형한 에너지 수급체계를 조성할 수는 없는 일이다.

농촌진흥청과 함께 농림수산식품부가 에너지 작물 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계 부처 중장기 계획에 바이오 작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범부처적으로 협의체가 구성돼 이 같은 작물이 개발되면 사용방법도 논의하는 등 협력체계가 필요하다."

구 팀장은 국내 에너지 수요 비중의 10%는 농업부산물로 공급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발생하는 볏짚, 보릿짚의 양은 연간 900만톤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대부분 사료용으로 사용되지만 상당부분 통계에서 빠져버린다. 무관심에 의해 손실되고 있다.

볏짚을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수요도 상당하다. 사료를 청보리로 대체한다면 보완 가능한 대안도 존재한다.

이런 것들이 무시되고 싸고 편하다는 이유로 수입 에너지작물만이 고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골 어디서든 공룡알(볏짚을 모아놓은 모습을 빗댄 말)을 볼 수 있을 만큼 우리 농업 부산물 수집기반은 훌륭하다. 국내 농업 부산물도 가능하다는 인식과 배려만 있다면 일정부분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

길선균 기자 yupin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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