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배효수 한국전기자동차산업협회 사무국장]
"중소기업 중심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가 해법"

 

[이투뉴스] "전기차 산업은 대기업 중심의 기존 자동차 산업과 달리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통한 수평형 산업구조로 가야 한다."

 

배효수 한국전기자동차산업협회 사무국장<사진>은 "어떤 업체든 뛰어들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고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로 가야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사를 중심으로 한 수직통합형 구조로는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기자동차 산업이 가야할 길에 대한 그의 견해는 확고했다. 중소업체가 살아야 대기업도 산다는 것.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현대자동차가 정부의 준중형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된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배 국장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먼저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전기차 시장을 키울 수 있다"며 "중소업체가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정도의 구조로 가면 최근 유성기업 사태와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기차 산업은 부품이 단순화돼 있어 모듈화하더라도 170여개밖에 되지 않아 기존 엔진차와는 다르게 작은 업체도 소규모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며 이런 식으로 시장을 키워나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사업자가 전기차 생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개방형 플랫폼 전략으로 가야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수많은 개발자를 끌어들여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도록 한 애플의 앱스토어 모델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즉 배터리, 모터, 바퀴, 기타 조향장치 등 전기차의 뼈대가 되는 개방형 하드웨어 플랫폼과 이를 제어하기 위한 운영체제 개념의 개방형 소프트웨어 통합플랫폼을 구성하자는 전략이다. 표준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차종이 나올 수 있어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전기차의 상용화를 좌우하는 건 역시 가격이다. 비싼 차량 가격을 어떻게 떨어뜨리느냐가 관건인데 전기차는 배터리, 모터, 브레이크 등으로 구성된 기본 프레임이 전체가격의 70%를 차지한다.

이 부분을 공용 표준플랫폼 방식으로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하면 주요부품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또 이 메인 플랫폼에 여러 타입의 바디 모듈을 결합함으로써 차종을 다양화할 수 있다.

배 국장은 "이렇게 되면 여러 업체들이 시장에 자유롭게 들어와 앱스토어처럼 표준에 맞게 제품을 만들고 올릴 수 있게 돼 다양한 서비스가 생겨날 수 있으며 유통구조도 단순해져 중소업체들이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30억원을 투자해 2013년 하반기 보급을 목표로 개방형 플랫폼 방식의 전기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큰 시장을 노리기보다는 관광용 차량과 같은 특정용도로 작은 시장을 염두에 두고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배 국장은 "정부가 지원을 안 해주니 정부를 빼고 민간 차원에서 하고 있다. 정부가 700억원을 들인 준중형차와 중소기업이 돈 한 푼 안 받고 자체개발한 제품 가운데 어떤 것이 나은지는 그때가서 판가름 나지 않겠나"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