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그룹 '치킨게임'으로 후발기업 압박할수도

▲ 국내 주요기업들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진출이 봇물을 이루면서 공급과잉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노르웨이 기업인 rec 직원이 로드(막대)상태의 폴리실리콘을 살펴보는 모습. ⓒrec.

[이투뉴스] 국내 주요기업의 폴리실리콘 시장진출이 러시를 이루면서 공급과잉 우려와 함께 이 시장의 단가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미 규모의 경제를 갖춘 일부 선두기업이 조만간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치킨게임'을 벌일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폴리실리콘 공장을 가동중인 국내기업은 OCI를 비롯해 웅진폴리실리콘, 한국실리콘, KCC 등 4개사이다. 경제성의 척도인 연간 양산능력은 OCI가 2만7000톤으로 크게 앞서는 가운데 KCC 6000톤, 웅진폴리실리콘 5000톤, 한국실리콘 3000톤 순이다.

국내 공급능력만 4만1000톤을 넘어섰다. 여기에 2~3년내 물량을 쏟아낼 후발기업들의 잠재 공급능력도 만만치 않다. 2년반 동안 주판알을 튕겨온 LG화학이 최근 장고끝에 2013년까지 최소 5000톤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고 공언했고, 앞서 삼성정밀화학도 1만톤 규모로 사업진출을 확정했다.

지난해 솔라펀을 인수, 다운스트림 밸류체인을 확보한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컬의 1만톤급 공장 신설을 통해 수직계열화를 꾀하고 있다. 한때 경제성 문제로 포기설이 나돌았지만 SK케미컬도 이 사업에서 미련을 버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후발기업의 신규 진입물량은 2013년 기준 3만톤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두그룹의 '묻지마식 증설투자'는 점입가경이다. 특히 터줏대감인 OCI의 공격적 투자는 물밑에서 사업진출을 저울질하는 일부기업들을 더욱 망설이게 하고 있다. OCI는 연내 4만2000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높이고, 2만4000톤급 제5공장 신설을 통해 2013년까지 8만6000톤 규모로 덩치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웅진폴리실리콘과 KCC도 각각 1만2000톤, 3000톤을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공급과잉 상황이 현실화되면 규모가 적은 후발기업의 경우 톤당 1억원 안팎의 막대한 투자금을 들이고도 이들 선두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적정이윤을 챙기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폴리실리콘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락했던 지난해 상반기 일부기업은 몇몇 선두기업의 인하된 가격을 따라잡지 못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맞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증설이 지속될수록 규모가 적은기업은 대형마트 옆 구멍가게 처지가 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술개발에 따라 전통적 폴리실리콘 제조공법인 지멘스 방식을 능가하는 신공법의 상업화가 임박한 것도 이 시장의 주요변수가 될 전망이다. 노르웨이 엘켐은 생산단가는 저렴하면서 양산단계서 16.5%의 효율을 내는 UMG폴리실리콘을 상업화했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식의 금속정련 제조법도 일본과 국내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상업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보윤 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원은 "폴리실리콘의 고효율화가 트렌드이고, 그런 측면에서 유리한 지멘스공법의 우점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 산업에서도 분명 새로운 개념의 기술혁신이 일어나 기존 시장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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