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동수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장]
상위 20% 리더기업 성과 두드러져
기업 정보공개 미흡해 '저평가' 야기

 

[이투뉴스] 21세기 메가트렌드는 단연 '지속가능경영'이다. 생소한 이 개념이 국내 기업에 전파된 건 1999년 다우존스와 SAM이 만든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때문이다.

DJSI는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재무성과뿐 아니라 윤리·환경·사회문제 등 비재무성과 등을 고려해 평가·발표한다. 국내 기업들이 여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지식경제부 특수법인인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2009년 발족과 함께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 지수인 'DJSI 코리아(Korea)'를 도입했다.

김동수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DJSI 월드(World)에 전 세계 유동자산 시가총액 기준 상위 2500개 기업이 편입돼 있는데 이 가운데 국내 기업은 30개 미만에 불과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국가 단위 지수 개발을 다우존스에 제안했다. 유럽이나 아시아 등지 국가들은 현재 국가 단위 지수를 개발중이다.

"국내 상위 200대 기업은 글로벌 기업을 지향한다. 86%가 수출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DJSI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편입 여부를 떠나서 평가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기업조차 상당히 제한적이다."

DJSI는 기업간 비교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정보다.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을 하면 초과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인가능한 데이터가 확보돼야 지속가능경영이 확산된다"는 게 김 센터장의 생각.

지속가능경영센터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 지속가능경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가능경영 상위 20% 리더그룹의 시장 수익률은 상승하는 반면 하위 20%의 수익률은 하락했다. 리더그룹을 뒤따르는 중간그룹의 수익률도 상승그룹보다는 낮지만 상승세를 보인다. 일명 '알파 제너레이션(alpha generation)'이다.

김 센터장은 "분석결과를 통해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보다 지속가능경영을 못 하면 망한다. (지속가능경영을 하는 기업을) 흉내만내도 죽지는 않는다는 시사점을 얻었다"며 "지속가능경영이 기업의 생존, 성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기준으로 투자할 것이라는 셈법이 깔려있다. 지속가능경영은 기업이 투명한 정보공개를 하면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기업의 재무구조가 탄탄해지고 소비자들의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선순환적 구조를 가능케 한다.

"지속가능경영은 금융기관에 또 하나의 투자 기준을 마련해 줄 수 있다. 일종의 기부처럼 사회책임투자(SRI)를 호소하는 게 아닌 분명한 평가결과를 통해 투자를 결정하게 한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투자자들이 이러한 (투자행태에 대해) 확신을 가질 정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저평가' 현실에 대해 낮은 정보 공개 수준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인지도에 비해 '회색 영역'이 많다. 이것이 국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이 저평가되는 이유기도 하다"면서도 "지속가능경영은 오랜 세월동안 국내 기업의 DNA에 누적돼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며 "삼성전자가 공급사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협력사와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협성회'같은 제도가 정착돼 있다"며 "삼성의 복수노조 불허 정책이 부각돼 비판받지만 이는 DJSI의 200여개 평가 항목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경영센터가 앞으로 주목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중소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경영자, 지자체 공무원 등을 위한 교육. 김 센터장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공급망(서플라이 체인)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로 풀자고 제안했다.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감안해 공급망 과정에서 CSR을 가져가야 더 적합하다"며 정부의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다. 센터는 올해 이 부분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에게도 지속가능경영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도시계획을 하더라도 환경을 고려해 설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에서는 CEO나 업무 담당자만이 아닌 더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의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기업 차원에서 지속가능경영은 자금이나 영업 파트 등과의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인식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기업은 소비자 구매, 정책 수립, 서비스 활동 등에서 지속가능경영이 동시에 이뤄져야 본질적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애 기자 moosim@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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