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표준화기구(ISO)의 ISO26000 기업부문 규격 이행 총괄책임 맡아
"ISO26000(지속가능 관련 국제표준)은 철학 아닌 도구"

 

[이투뉴스] "ISO 26000(지속가능경영 관련 국제표준)은 철학이 아니라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추동하는 도구다."

서강대학교 로스쿨 초청으로 방한한 마틴 노이라이터 오스트리아 CSR컴퍼니 CEO<사진>를 지난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났다.

노이라이터 교수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ISO26000 기업부문 규격 이행 총괄책임자다. ISO26000은 기업 등 조직이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인권·노동·환경 등에 관한 사회책임을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지를 세부적으로 규정한 국제표준이다. 지난해 11월 발효됐다.

-ISO26000이란 무엇인가.
ISO26000은 CSR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다. ISO26000은 사회 책임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철학을 실현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라 할 수 있다. ISO 26000이 CSR 콘셉트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CSR의 동력으로 ISO26000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이 중요하다.

-한국의 CSR 수준은 어떤가.
한국은 CSR에 관심을 가진지 오래됐다. 그리고 ISO26000을 만드는데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아직도 추가적인 비용이라고만 생각한다. CSR을 비용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사회공헌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기업들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겠나.
한국 기업들은 재무적인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고 환경·사회적인 부분은 간과하고 있다. 기업들은 (환경·사회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단기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5~10년을 내다봤을 때 이것들이 사회불안 요소로 작용해 비즈니스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들은 CSR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한국 기업들은 CSR을 다 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이다. 국제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소비자들 또한 CSR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 때문에 환경·사회적 부분에 관심을 갖고 CSR을 추진해야 한다. 여기서 ISO 26000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할 때 재무적인 수치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의 CSR을 평가하자면.
중국의 경우 CSR을 늦게 시작했는데 최근들어 활발히 관심을 갖고 기업들이 CSR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반면 일본은 CSR의 훨씬 높은 단계에 있다. 예를 들어 소니의 경우 협력사(서플라이 체인)의 CSR마저도 고려하고 있다. 소니에서 만든 제품은 협력사 단계에서부터 CSR을 고려하기 때문에 환경·사회적으로 더 나은 제품을 생산한다. 또 협력사에서부터 관리를 하기 때문에 CSR을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

-한국이 CSR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CSR은 회사가 있는 지역의 이해관계자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때문에 국제적 연계보다는 지역에 맞게 추진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CSR과 관련해 전반적인 환경이 나아지고, CSR에 관한 요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한국의 CSR 추진속도는 매우 더디다. 더 이상 발전도 없고 별다른 변화도 없다. 향후 CSR을 하지 않으면 관심이 더 높아지지 않으면 CSR의 추진동력이 떨어질지도 모른다.

김선애 기자 moosim@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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