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정상회의 D-52] 저탄소녹색성장 그들은 지금…(15) 독일

▲ 태양광 산업 선두를 달리고 있는 q-cell.

[이투뉴스] 지난 5일 독일은 원자력발전소 존폐여부를 놓고 논란에 휩쌓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내각 및 보수연정의 주요인사들이 12시간 넘는 긴 회의 끝에 원자력발전소 가동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당초 독일은 2000년에 당시 집권했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중도좌파 정부의 방침에 따라 2021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취임이후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40%를 감축하기 위해선 원자력발전소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주장을 내세워 내각을 설득했다.

다른 선진국보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화력과 원자력 발전소로부터 독립을 추진한 독일은 이에 따른 에너지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개발 및 보급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행해 왔다.

독일이 시행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관련 제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TUV-Mark EE01(재생에너지원 생산 전기 인증마크)다.

대한무역진흥투자공사(KOTRA) 유럽사업부 관계자는 "태양광의 경우 TUV는 전 세계 인증시장의 80%를 장악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실제로 우리나라의 모든 태양광 업체들도 TUV를 통해서 유럽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정부의 지원은 독일을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게 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엔진인 독일기업의 경쟁력도 역시 최고 수준이다. 독일 기업들은 지난해까지 세계 에너지 생산시설 건설의 30%를 담당했다.

독일은 유럽 태양광 전지 최대 생산국이다. 2008년 재생에너지법(EEG : The Renewable Energy Law)을 수정하면서 태양광에 대한 고정가격 구매제도(feed-in-tariff)상의 인센티브를 줄였음에도 불구 태양광 모듈 생산은 지난해 2078MW(2008년 1207MW), 광전지(모든 유형)생산은 2425MW(2007년 1512MW)에 달해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활약은 생산뿐 아니라 매출에서도 돋보인다. 독일 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관련 매출 규모는 2006년 28억유로(약 3조2522억원), 2007년 57억유로(약 8조5500억) 그리고 2008년에는 70억유로(약 10조 5000억)에 달했다.

또 현재 130개 이상의 전지, 모듈 및 다른 부품 제조업체와 1만개 이상의 태양광 산업 직접 관련 기업을 가지고 있다.

투자 역시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다. 독일의 태양광 설비에 대한 신규 투자는 2008년 21억5000만유로였으며 올해는 29억유로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구개발 지출 역시 2008년에는 1억9000만유로였으며 이 역시 올해에는 2억2400만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독일은 또한 유럽 최대 바이오가스 생산국이다. 독일과 영국이 EU 바이오가스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이며, 2006년 바이오메스 총매출은 81억유로를 기록했다.

2007년 독일에 소재하고 있는 농산물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은 2006년보다 250개 더 늘어난 약 3750개로, 240만toe를 생산했다. 2007년 EU의 바이오가스 생산량은 600만toe다.

KOTRA 유럽사업부 관계자는 "독일 정부는 현재 5% 수준인 바이오가스 에너지 생산을 2020년까지 8%로 늘이려고 한다"며 "연방정부의 바이오가스 재정지원은 해당 기업들이 밀집한 바이에른 주에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소비의 7.2%를 충당하는 풍력에너지는 독일 신재생에너지에서 가장 큰 전력생산 비중을 차지한다. 2007년 기록에 따르면 세계 풍력발전 산업 총 매출 221억 유로 중에서 독일 기업이 28%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풍력발전 용량 보유국인 독일은 신규 풍력발전 단지가 설립될 공간이 부족해 지속적으로 해외진출 전략을 추구하는 등 새로운 활력을 모색하고 있다. 2008년에는 미국과 중국에 진출해 현지에 8000MW, 5000MW 신규 설비를 건설했다.

독일은 아직까지는 풍력 발전 산업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독일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보면 2004년 26.8%에서 2007년 8.5%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로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풍력 발전 투자가 감소한 것도 있지만 다른 경쟁국들의 놀라운 성장세가 더 큰 이유다.

다른 독일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풍력 발전 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태양광 산업 선두를 달리고 있는 Q-cell도 미국, 일본, 중국 등 후발주자에게 쫓기고 있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투자 확장 계획의 속도를 늦춘 상황이다.

KOTRA 유럽사업부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기한 연장으로 녹색당을 비롯한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미래는 전적으로 독일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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