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9일 북한의 핵  실험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경제 전체에 대한 영향은 이번 사태의 해결 방법과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핵 실험 사태가 대화를 통해 단기간에 종결되면 금융시장에만 제한적 영향을 미치고 전체 경제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겠지만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등이 이뤄지면 금융시장 뿐 아니라 투자 소비 수출 등 실물경제에 충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앞으로 시나리오가 북한과 무력분쟁이냐, 강력한 제재냐, 아니면 타협이냐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테지만 강력한 제재가 내려질 확률이 제일 높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국이나 우리나라는 대북제재에 있어 공조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북한에 경제제재가 취해질 경우 우리나라와 중국의 인도적 지원이 중단돼  상당한 영향을 미칠테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상봉쇄 등 군사적 제재가 취해진다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사태가 조기에 매듭지어 지지 않으면  소비와  투자는 물론 수출까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팀장 

북한의 핵실험이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에 파괴력 있는 변수가 될 수 있지만 내수와 수출 등 경기 전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 등 서방의 강력한 대응이  불가피해졌고 북한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책 기조도 종전의 온건에서 강경으로 선회할 수 밖에 없어 남북한 관계의 긴장 고조에 따른 컨트리 리스크  부각으로  금융시장에는 상당한 충격이 미칠 것으로 본다.

우선 외국인들의 직접투자가 위축되고 포트폴리오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이 대화를 통한 해결 국면으로 전환된다면 금융시장이 `V'자  형태로 회복하겠지만 교착 국면이 지속된다면 금융시장의 빠른 회복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체 경기는 북한의 핵실험보다는 미국 등 세계 경제의  연착륙  여부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북한 핵 실험이 곧바로 경기 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본다.

◆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그동안 유사한 일이 여러 차례 발생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군사적 충돌 등 최악의 국면으로 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듯 하다.

따라서 주식시장이나 환율시장이 당분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채권시장  역시 경기둔화보다는 리스크프리미엄이 부각돼 금리가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핵 실험 여파가 장기화되거나 군사적 제재 등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면 그 영향에 대해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번 북핵 사태는 과거와 달리 국내에만 그 영향이 국한되는 게 아니라  글로벌한 이슈다.

남북관계, 한미동맹 등이 우리나라 경제를 둘러싼 펀더멘털인데 이것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는 해결이 힘들 것 같고  얼마나 나빠질 것이냐가 문제다.

최근 국내외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니 군사적 제재 단계에 들어가면 투자를 철수하겠다는 응답이 크게 높아진다.

더 중요한 것은 CEO들이 미국 혼자서 제재할 때를 최악의 리스크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지금부터는 한미 공조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이미 금융시장 쪽에서 부정적인 영향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어떻게 이번 사태가 끝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실물경제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불안심리가 커지면 투자가 이전보다 신중해지고 장기적으로 투자가 위축돼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뿐 아니라 소비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