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의 산화작용 이용한 친환경 염색 화장품 지난 4월 출시
검은깨·검은콩추출물·라임오일 등 천연원료로 무독·무취

▲ 스코닉스는 친환경 염색 화장품 시장을 개척한 업체로 지난 4월 친환경 염모제인 'm크림'을 개발, 출시했다. 이용권 대표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흰머리가 고민스러워 집에서 염색을 해본 사람은 염색 과정이 상당히 번거롭고 귀찮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본다. 눈이 따갑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데다 피부 알레르기가 생기거나 머리결이 푸석거리기라도 하면 '차라리 염색을 하지 말까'란 고민에 빠진다.

'편하게 염색할 수 없을까'란 고민을 한방에 날려줄 제품이 등장했다.

㈜스코닉스(대표 이용권) 기술연구소는 맨손으로 머리에 바르고 햇볕을 보기만 하면 까맣게 염색이 되는 염모 화장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 4월 스코닉스 기술연구소가 개발하고 ㈜씨맥스코리아가 만든 'M크림'이 출시돼 국내 염모제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28일 서울 구로동 스코닉스 기술연구소 사무실에서 이용권 대표를 만났다. 그의 머리칼은 약간 희끗희끗한 빛을 띠는 자연스러운 까만색이었다. 이 대표는 "머리가 희어지면서 미용실에서도 염색을 해보고 집에서도 염색을 해봤는데 이에 대한 불편을 느껴 직접 염모제를 개발해 보기로 했다"고 M크림의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머리에 바르고 햇볕을 쬐기만 하면 까맣게 변하는 염모제가 마치 '매직(Magic)'같았어요. 그래서 제품도 M크림이라 이름을 지었다"고 말하는 그는 매주 월요일마다 M크림을 머리에 직접 바르고 출근한다. 머리를 다시 감을 필요도 없다. 피부에 묻었을 때에는 재빨리 물로 씻어내기만 하면 된다. M크림은 튜브용기에 담긴 크림 타입과 마스카라 타입으로 출시됐다.

M크림의 원리는 간단하다. 은이 산소와 만나 까만색으로 변하는 데 착안한 것. 1단계 모발의 단백질인 케라틴과 은이온의 화학적 결합에 이어 2단계 은이온이 햇빛과 반응해 흑색으로 변하는 원리다. 이 대표의 머리칼이 기존의 까만색 염색약을 사용한 것처럼 새까맣고 부자연스러운 빛깔이 아닌 이유였다.

검은깨와 검은콩 추출물, 라임오일, 소나무의 유기유황 등 천연원료를 사용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천연원료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눈이 따갑거나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으며, 일반 염색처럼 알칼리와 과산화수소를 반응시키지 않아 머릿결도 부드럽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영구염색은 알칼리성 색소로 머리카락의 모피질이나 모수질까지 침투해 모발 손상을 일으키는 데 반해 M크림은 색소가 모발 큐티클(모표피)에 침투하기 때문에 모발이 손상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 영구염색처럼 2단계 과산화수소로 탈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모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

M크림은 국내에서 출시된 염모제로는 유일하며 특허까지 받은 제품이지만 이미 일본 아우라사가 만든 '루미나'는 일본과 한국의 특허를 내고 국내 홈쇼핑 판매망까지 구축한 상태다. 이 대표 또한 루미나의 특허자료를 입수해 노하우를 쌓았다고 한다.

"특허자료에도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까지만 표기돼 있어 20여 가지 성분의 적정비율을 맞추는 게 관건이었다"며 "이를 배합하고 시험하고 검증까지 하는 작업은 결국 '시간싸움'이었다"고 그는 술회했다. M크림은 그가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거의 1년간 실험에 매진한 끝에 발명한 제품이다. 계량과 배합에만도 30분, 시험하고 검증하는데 꼬박 하루씩 걸렸다고 한다.

▲ 이용권 스코닉스 기술연구소 대표가 개발하고 씨맥스코리아가 제조한 바르는 염모제 'm크림'.
염색약을 테스트할 때 천에 바르고 시시각각 변하는 색을 체크해야 하기 때문. M크림이 최종 탄생하는 데에는 '행운'도 따랐다. 그는 "우연히 발견한 게 몇 가지 있었고 그것을 토대로 최종 레시피를 확정했다"면서 "일본 특허를 완벽히 피했다"고 말했다.

M크림의 국내 판매망은 출시된 지 두 달밖에 안 돼 아직 방문판매만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온오프라인으로 확장해 판로를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M크림을 바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까만색이었던 머리카락이 노랗게 변한 케이스도 있었다고 한다. 실험을 위해 이 대표는 직접 자신의 머리카락에 이를 테스트 했었는데 쉰이 다 된 나이에 노란 머리를 하고 다닌 적도 있다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 제품을 미국에 소개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향후 미국 수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의 발명과 도전은 염모제에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 피부노화 방지 자외선 차단제와 기초 화장품 개발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 출시되는 자외선 차단제나 기초 화장품에는 중금속 성분이 포함된 것도 많고, 가격 거품도 심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친환경 천연화장품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그는 "스타벅스에서 착안해 고객의 피부타입을 진단해 즉석에서 천연 기초 화장품을 제조해주는 숍을 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제조일자도 바로 찍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화장품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국내 염색약 시장 2000억원 규모
이용권 스코닉스 대표 "시장 전망 밝다"

현재 국내 염색제 시장은 약 2000억원 규모다. 의외약품 시장이 화장품 염색제 시장보다 4배 정도 크다. 일반적으로 '염색약'으로 불리는 산화형 염모제 등이 영구 염모제로 의약품에 속한다. 반면 코팅칼라, 헤어매니큐어, 칼라스프레이 등이 반영구 염모제이거나 일시 염모제로 분류된다.

이 와중에 지난 4월 출시한 스코닉스의 'M크림'은 염모제의 신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헤어로션처럼 바르고 햇빛만 보면 염색이 되는 타입은 지금까지 시중에 출시된 적이 없기 때문. 이 제품은 3만원대 후반으로, 비슷한 일본제품(5만원대)보다 무려 1만원 가량 저렴하다. M크림은 일본 아우라사의 '루미나'보다 염색 칼라도 더 진하고 염색시간도 더 빠른 것이 장점이다.

이용권 대표는 "조만간 온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2008년 국내에 처음 수입된 일본 루미나의 경우 일본에서만 300만개가 판매됐고, 국내에서도 3개월만에 6만개가 팔렸다"고 말했다. 이를 보면 국내 천연 염모 화장품 시장의 전망은 밝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대량생산에 들어간 M크림은 현재 방문판매로 전량 빠졌다"면서 "반응을 보고 추가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애 기자 moosim@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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