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미국 원유수입량 36% 전망…파이프라인도 건설

[이투뉴스] 캐나다가 오일 샌드로 산유국을  다시 꿈꾸고 있다. 멕시코만에서 원유 유출 사태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캐나다산(産) 오일 샌드는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오일 샌드로부터의 원유 생산은 굴착 장치가 폭발할 위험도 없고 심해에서 원유를 유출할 일도 없다. 최근 벌어진 악재를 생각하면 오일 샌드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캐나다는 오일 샌드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는 동시에 대미 수출량 확대를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을 추진 중이다.

캐나다의 한 회사가 앨버타 주부터 미국 텍사스 주 연안까지 연결할 2000마일의 지하 파이프라인 건설을 요청하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철저한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미 정부는 믿을 수 있는 원유 공급처를 확보할 것인지 환경 문제를 꼬집어야 할 것인지 계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파이프라인이 건설되면 미국은 원유 접근성을 상당히 높일 수 있지만, 원유 유출 사태 이후 지하에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데 먼저 새로운 규제를 부과하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미 수출량 확대, 예비시장 '중국' 관리도

미국의 수입산 원유 중 캐나다산 오일 샌드가 차지하는 비율이 올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오일 샌드가 캐나다산 전통적 원유 수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동시에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서 수입한 양과 맞먹을 것으로 보인다고 IHS 캠브리지 에너지 연구협회가 발표했다.

신규 보고서에서 캐나다의 오일 샌드 생산은 2030년까지 미국 원유 수입량의 36%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대니얼 얼진 IHS CERA 회장이자 원유 역사학자는 "불확실성과 원유 시추에 대한 허가 지연 등은 캐나다산 오일 샌드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일 샌드의 호재가 예상됨에 따라 캐나다 정부는 오일 샌드 판매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캐나다 정부인사들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 오일 샌드에 대해 홍보할 기회를 갖기도 했다. 이들은 오일 샌드를 심해 원유 시추를 대신할 수 있는 안전한 에너지원으로 소개했다.

워싱턴 방문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에드 스텔마크 알버타 주지사는 걸프만 사태를 기회로 이용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안전과 공급, 그리고 안전한 정부를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에는 1780억 배럴의 원유가 저장돼 있으며, 대부분은 오일 샌드에서 생산할 수 있다. 미국은 하루 5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1000만 배럴을 수입하고 있다. 이 중 캐나다가 수출하는 양은 190만 배럴이다. 약 절반은 오일 샌드에서 추출된 원유다.

크리스 시즌스 데본에너지 캐나다 지사장은 "원유가 필요하다면 캐나다를 떠올려야 할 것"이라며 캐나다산 오일 샌드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오클라호마시에 근거지를 둔 원유회사인 데본에너지는 하루 3만5000배럴 상당의 원유를 오일 샌드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하루 생산량을 20만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미국이 쿠웨이트로부터 수입해오는 원유량과 거의 같다.
 
오일 샌드에서 추출한 원유의 배달량을 늘리기 위해 트랜스캐나다(TransCanada)는 파이프라인 시스템 구축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일리노이 주까지 원유를 보낼 수 있는 첫 번째 파이프라인의 승인을 받았으며, 텍사스까지 연결할 라인은 연방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시스템 건설 허가가 떨어지면 캐나다는 하루 110만배럴의 원유를 미국에 추가 수출하게 된다.
 
데이비드 골드윈 국무부 국제에너지업무 담당자는 "친한 이웃 국가로부터 대량의 원유를 확보할 수 있다면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올해 말까지 텍사스까지 연결할 파이프라인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캐나다는 예비 시장으로 중국을 꼽고 있다. 캐나다 앨버타 주부터 서부 해안까지 이을 파이프라인에 대한 계획이 이미 진행 중이다. 아시아로의 수출을 위해서다. 스텔마크 앨버타 주지사는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 베이징, 하얼빈을 잇따라 방문, 오일 샌드의 가능성에 대해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환경 문제, 넘어야 할 '장벽'

오일 샌드가 주목받는 만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 문제를 해결할 대책이 없을 경우 오일 샌드 개발에 난항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량 생산지는 거대 광산이며, 생산 과정 중에 유독성 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오일 샌드에서 원유를 추출하는 것이 원유 시추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보고 있다. 1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 3배럴의 물이 소비되는 점도 비판하고 있다.

아울러 수백만 마리의 철새가 쉬어가는 삼림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오일 샌드 옹호론자들도 원유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에 대해 인정하고 있으나 고효율의 신기술들이 개발, 적용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데본에너지는 고압의 스팀을 주입, 오일 샌드에 열을 가해 액체 상태로 지면 위로 솟구치게 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로얄 더치 셸도 탄소 배출을 포획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 중이며, 다른 회사들도 용제를 사용해 스팀을 더 효율적으로 데우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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