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총 보유량 첫 공개

미국 국방부는 5월3일(현지시간)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5113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작전지역에 실전배치된 것과 저장고에 보관 중인 것을 합친 수치다. 국방부는 이 외에 수천 개의 퇴역 핵무기가 있지만 이 핵무기들은 해체 작업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비영리단체인 미국과학자연맹은 해체 예정인 핵탄두를 4600개로 추산하고 있다.

핵탄두 5113개는 미국의 핵무기 보유 규모가 최정점에 달했던 1967년 말 3만1225개의 17% 규모에 해당한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미국이 핵무기 보유량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해 말 1968개의 전략 핵탄두가 실전 배치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저장고에 보관된 핵무기까지 합친 전체 숫자를 공개하진 않았다. 1968개의 핵탄두는 91년의 약 1만 개에 비해 대폭 감축된 것이다.

국방부의 핵무기 보유량 공개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핵무기 보유 규모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후 이뤄진 것이다.

한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NPT 평가회의에서 핵무기 개발을 하고 있다는 서방 측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3일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고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정부가 최근 ‘핵 태세 보고서(NPR)’를 공개하면서 이란과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것과 관련, “미국은 예전에도 핵무기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이란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 대해 핵무기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며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는 나라에 대해선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멤버 자격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란은 국제적인 규칙을 어기고 유엔 결의안 수용을 거부하면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NPT 규정을 위반하는 국가는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핵무기 현황 공개는 미국이 군축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란 정부는 핵 프로그램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전적으로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PT 평가회의는 핵무기 확산 금지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논의를 위해 5년마다 열린다. 이번 회의는 28일 폐막한다.

한편 이란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란 방문을 요청했다고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4일 밝혔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