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이어 佛까지 FIT 삭감…업계 전망 '캄캄'
독일업체 울고 저가 태양광 중국업체 웃을까

[이투뉴스 조민영 기자] 독일 환경부가 태양광에 대한 발전차액 15% 삭감안을 발표하자 관련 업체들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태양광 산업을 자극해 투자자와 설치업자들에게 경제적인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은 보조금이 줄어들면 투자가 위축돼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일자리 감축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연례적인 보조금 삭감은 독일의 재생에너지법안에 이미 명시된 사안이라 어느 정도 예상된 정책이다. 15%라는 두자리 숫자가 업계의 부담을 높이고 있지만, 정부의 삭감안은 관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에 이어 프랑스도 지붕형 태양광 패널에 대한 발전차액금을 24% 줄이겠다고 최근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태양광이 다른 재생에너지원보다 과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2006년부터 kWh당 55센트(약 887원)였던 지붕형 태양광 패널의 발전차액금은 42센트(약 675원)로 떨어진다. 스페인도 2008년 같은 이유로 비슷한 수준의 보조금을 삭감한 바 있다.

삭감안이 적용된 이후의 태양광 산업에서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에 대한 여러가지 관측이 제시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차액 삭감 연기…4월→5월 초

노버르트 뢰트겐 독일 환경부 장관은 태양광 사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안의 발효 시기를 한 달 연기한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그러나 15% 수준의 보조금 삭감안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발효 연기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우울한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최근 보도했다.

독일은행 LBBW의 볼프강 실리거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국내 모듈과 셀 생산자들의 걱정을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한 달 연기는 큰 의미가 없으며, 업계를 도우려면 적어도 1분기 이상 연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뢰트겐 장관은 이번 삭감안의 이유로 태양광 산업을 자유 경쟁으로 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태양광으로 발전된 전기에 대한 고정 가격에 대한 논쟁은 전력 소비자와 에너지 생산자의 대립 양상으로 이어졌다.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사람들은 자기가 사용한 전기에 지불하는 전기료보다 약 2배를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반면 평균 가정집은 저탄소 에너지원의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 전기료에 매달 추가적인 돈을 지불해야만 했다.

이번 삭감안으로 뢰트겐 장관은 그가 속한 당의 일부 당원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으며, 지역 대표들에게 삭감안을 더 연기하거나 삭감 수위를 조절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추가적인 삭감이 이뤄지고 뢰트겐 장관이 현재 계획하는 수준보다 더 큰 폭이 될 것으로 정부 관계자는 전망했다. 예컨대 1년 내에 3500MW 이상의 태양광 발전소를 증설하면 삭감 수준은 현재 계획된 2.5% 대신 3.5%로 높아질 것으로 이 관계자는 내다봤다.

환경부 대변인은 현재 의회에서 뢰트겐의 15% 삭감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안젤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연합당원과 기독사회연합의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뢰트겐 장관은 현재 자유민주당원으로부터의 동의를 요청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재생에너지법안을 수정하기 위한 계획이 각료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보조금 덕분에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태양광 회사들은 이번 삭감안에 납득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태양광 제품 제작사인 솔라월드와 큐셀은 삭감 규모가 너무 크고 시기가 긴박해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독일서 태양광 소비·투자·고용 주춤 예상

독일 정부의 보조금 삭감안이 발표되자 태양광 관련 주식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독일이 세계 태양광 제품의 절반 가까이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젤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연합이 환경부가 추진하는 보조금 절감보다 더 높은 수위의 삭감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인 지난달 20일 솔라월드 등 태양광 패널 제작 경쟁업체들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이날 솔라월드의 주식은 5.9%, 큐셀은 3.3% 떨어지며 장을 마감했다.

독일 태양광주는 25일 약간 회복하는 조짐을 보였다. 시몬스 & Co.의 버트 차오 애널리스트는 "15% 삭감은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 주가는 다시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큐셀과 솔라월드 등 태양광 경쟁업체들은 이번 안을 비난하며 전반적으로 어두운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독일 태양광 발전소 건설 및 운영업체인 S.A.G 솔라스트롬 AG의 칼 컬만 최고경영자는 "축소된 보조금은 패널 제작사의 이익을 줄이고, 독일이 태양광 산업의 최대 시장이라는 타이틀을 내놓게 할 것"이라고 최근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말했다.

독일 태양광산업 로비그룹에 따르면 2013년까지 새로운 공장 건설과 연구에 대한 투자가 100억유로(약 16조1300억원)에 달하며 산업 고용은 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었다.

독일은행 WestLB의 세바스탄 잔크 애널리스트는 "큐셀은 태양광 패널 공장을 추가적으로 짓지 않게 되는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양광산업협회는 "두 자릿수 삭감은 5만개의 일자리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마르커스 호에너 EuPD 시장조사기관 연구소장도 "추가적인 삭감은 독일 재생에너지 산업의 '기술 혁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컬만 최고경영자도 "독일 태양광 제작사들이 크게 위축될 것"이며 "이 같은 손해는 일자리 손실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삭감안이 발효되면 자사도 독일내 투자 규모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가 중국산 선택될까…독일산 제품 '해외 아웃소싱' 전망

보조금 삭감 쇼크가 확산되면서 업계 관심사가 값이 낮은 중국산 태양광 제품으로 쏠릴지 독일 제조업체들의 비용 절감 노력이 배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저가 중국산에 손을 드는 전망이 눈에 띄고 있다.

제프리스& Co.의 폴 크레그 태양광 전문가는 "업체들이 더 축소될 유럽 국가들의 보조금 때문에 이윤을 맞추기 위해 저가의 제품을 찾게 될 것"이라며 "다른 대형 시장의 경쟁자들보다 중국의 저가 업체들이 좋은 위치에 올라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전망했다. 2010년 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에서 더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독일 경쟁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저임금 국가로의 해외 아웃소싱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의 치-추 츄앙 신에너지 재정 전문가는 "우리는 독일과 미국 등 선진국의 제작사들이 아시아 국가에 아웃소싱하는 추세를 관측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신재생에너지를 정부가 적극 장려하는 중국과 말레이시아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