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C시대, 관건은 전략 투자"<전문가들>

석탄가스화복합발전에 대한 환경단체와 산업계의 의견은 정면 배치됐다.

환경단체는 IGCC가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을 경우 전체 신재생에너지 규모만 축소할 것이라 우려한 반면, 산업계는 선진국의 기술개발 추세에 비춰볼 때 우리의 기술 수준이 많이 뒤쳐져 있음을 지적했다.

본지는 각계의 이해관계가 상충된 공청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여과없이 전하면서 석탄가스화복합발전의 주요 논쟁을 정리해 봤다.   

 

◆ 이성호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향후 IGCC의 기술 확보는 절실하다. 지난해 국내 석유소비량은 23% 증가했으나 미국, 영국의 소비량은 오히려 줄었다. 정부가 과감하게 예산을 책정해서 적극적으로 투자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1500억~2000억원 정도 예산이 필요한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기를 바란다.

세계시장동향을 볼 때 외국기술도입은 전략적으로 필요하다. 연구 및 인적자원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내년 전력생산량의 7%대 보급 목표달성을 이루길 희망한다. 정부에서 강력한 지원과 참여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 김영삼 산업자원부 신재생에너지팀장

국산 기술 확보는 어느 산업에서나 절실하다. IGCC란 용어는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정부 추진사업에 중요시되고 있다. 따라서 IGCC의 성공적인 추진은 우리의 새로운 목표가 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한다.

하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다. 현재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예산은 4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예산순위 5위로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산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IGCC 연구개발 촉진을 위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갈 것이다.

 

◆ 김종진 한국전력연구원 박사

IGCC 가 제대로 모양을 갖춘데 대해 감회가 새롭다. 투자비가 높고 설비구성과 제어가 복잡하고 소요면적이 넓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으나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감축 부담과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달성을 위해서 IGCC의 상용화는 필요하다. 이는 민간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오늘의 이 자리도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로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IGCC는 현재까지는 상용화 초기단계나 2010년 이후 IGCC 발전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존 화력발전을 대체할 것으로 확신한다. 수소시대에 맞춰 IGCC가 꼭 성공해야 할 프로젝트임을 말하는 것이다.

 

◆ 김상태 서부발전 실장

한국전력연구원과 IGCC 관련해 전반적인 연구를 같이해 왔다. 정부 주도하에 큰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국내의 경우 선진국 대비 기술개발 투자규모의 열세를 가지고 있으나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하고 있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석탄을 고온, 고압 하에서 가스화시켜 일산화탄소(CO), 수소가 주성분인 가스를 제조, 정제한 후 가스터빈 및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친환경 발전 기술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큰 획을 그을 것이란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경제성 등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산업인 만큼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 김진오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신에너지 기술에 비해 보급량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주소다. 신에너지 기술상용화 초기단계 8년쯤 후 IGCC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에 기쁘다. 향후 유가가 오를 것이며 100달러시대 돌입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이때가 되면 IGCC는 경쟁적인 에너지원으로 출현될 것이 분명하다.

고유가 지속가능성 및 에너지자원 확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석탄 IGCC기술개발과 활용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가연성 시료를 대량 경제적 고효율로 청정에너지화가 가능하고 화재 중금속문제 해결이 타 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만큼 자신감 있게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 이상훈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2년전 IGCC를 신재생 에너지로 인정할 것인가 논란이 있었다. 현재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이를 신재생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석탄 부존량이 많은 나라이기에 IGCC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연구센터가 IGCC 연구를 지원하고 기획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적 자원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지만, IGCC가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에 반영돼선 안된다.

IGCC는 미국처럼 막대한 연구비가 투입된 경우에도 재원에 비해 성과가 미흡하다. 미국이나 호주처럼 굳이 석탄을 이용해야 하는 나라는 몰라도 우리처럼 전량 수입해야 하는 입장에서 막대한 비용들일 필요 있는가 의문이다.

결국 IGCC는 다른 발전방식에 비해 매력적이지 않으면서도 신재생가능에너지의 영역을 차지할 뿐이다. 미국 환경운동가들은 이를 빗대 ‘깨끗한 때’라고 부른다. 그만큼 앞뒤가 맞지 않는 에너지 기술이다. 신재생에너지와 분리해 장기적 가치를 염두해 개발하면 가치 있지만 영역을 줄이는 것은 우려스러울 뿐이다.

 

◆ 최승주 두산중공업 상무

기술자 입장에서 IGCC가 미래에너지 분야의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처럼 뒤늦게나마 산학연이 함께 고민하는 자릴 가진 것은 다행이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후발주자로 기술을 수출할 정도로 역량을 갖추는 일이다.

각계가 역량을 총 집결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기업이 외국 기업과 경쟁하는 체제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심도 있는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

 

◆ 윤용승 고등기술연구원 연구원

나는 IGCC 기술개발이야 말로 한국의 특수성이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 국내 현실에 맞게 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다른 재생가능에너지의 파이를 빼앗을 것이란 생각은 좁은 시각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어떤 접근이 국가에 이득일지 계산해야 한다. 차라리 지금부터라도 빨리 기술개발에 임해야 수입을 막을 수 있다.

국내업계가 기술을 확보하는게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형 IGCC 개발은 두 가지 방향이 있다고 본다. 호주처럼 중간진입 전략을 펴는 것과 일본처럼 모든 기술을 자국화 하는 것이다. 방향 잘못 설정하면 2012년 이후 일본은 높은 기술, 중국은 싼 기술로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 2020년 정도 되면 CO2문제 등이 완벽히 해결된 기술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위치가 불분명할 수 있다.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로 가야 한다.

국내에서 기반적 바탕을 충실히 가져가야 한다. 지금 R&D 부분을 축소해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지만 기존 연구가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잇도록 지금부터 충실하게 기반을 다져야 한다.

 

◆ 오명숙 홍익대 교수

석탄가스화 연구가 한국에서 12년 동안 연구된 것으로 안다. 밖에서 보면 아직 상용화 안되고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보는데 기우다. 가스화에 대한 장점은 이미 많이 제시됐다고 보고 연구자 연구자 입장에서 본다면 아직 원료의 다변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 폐기물도 IGCC에 활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신재생에너지 활용에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에서 비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석유도 상당량이다. 대체석유 생성에도 가스화 연구가 활용될 것으로 본다. 실제로 우리만의 노하우도 많이 축적됐다.

 

<특별취재팀=권석림ㆍ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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