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량 90%의 중국 '수출억제'…캐나다ㆍ일본 개발 나서

[이투뉴스 조민영 기자] 고효율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풍력터빈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원료가 있다. 이 원료는 지구상에서 천연상태 매장량이 희박하거나 화학적으로 추출이 어렵다. 매장량의 대부분은 중국에 몰려 있는데, 중국 정부는 이 원료의 수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공급구조가 불안한 상태다. 희소금속에 대한 이야기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풍력터빈의 전기모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네이디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배터리 원료인 란탄이 희소금속에 속한다. 소량이지만 전기모터에 사용되는 터븀과 디스프로슘도 빠뜨릴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고효율 자동차와 풍력터빈의 수요가 늘어나자 희소금속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수출억제 정책이 공급 차질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를 대비해 캐나다와 일본 기업들이 중국 밖에서 새로운 희소금속 공급원을 찾아나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하이브리드차 수요↑ 원료공급 차질 우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표격인 도요타의 프리우스는 제품 판매량이 늘어날 때마다 원료 확보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에 희소금속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네이디뮴은 강력하고 가벼운 마그넷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합금의 원료다. 이 마그넷은 전기모터에 들어간다. 터븀과 디스프로슘은 네오디뮴의 마그네틱 성분을 고온에서 견딜 수 있도록 하는 합금에 소량 섞인다.

잭 리프튼 금속 전문가는 "프리우스는 지구상에서 희소금속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고 말했다. 전기 모터를 만들기 위해서 1kg의 네오디뮴, 배터리는 10~15kg의 란탄이 필요하다. 

그는 "자동차의 연료효율을 더 높이겠다는 도요타의 계획에 따라 앞으로 희소금속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 억제 정책이 진행됨에 따라 도요타 등 자동차 회사들은 안정적인 원료원을 찾아나서고 있다. 도요타 대변인은 캐나다와 베트남에서 희소금속을 생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희소금속 매장량 98% 중국에…'수출 금지' 예상

중국은 희소금속의 97%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정부는 이 원료들의 수출문턱을 높여 무분별한 채굴과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지난 8월 중국 내 희소금속 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희소금속의 수출을 더욱 억제하고, 몇 가지 주요 금속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출금지를 제안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희소금속을 중국 밖에서 확보하거나 대체물질을 개발하지 않으면 고부가가치 산업에 파장이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중국이 희소금속의 수출 물꼬를 아예 막아버릴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잭 리프튼 희소금속 전문가는 "중국은 2004년부터 희소금속 수출량을 줄였다"며 "만약 이 같은 정책이 계속된다면 나머지 국가들은 엄청난 물량 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15년 말부터 중국은 희소금속 물질을 수출하지 않을 것이다"며 "만약 다른 나라에서 희소금속 물질을 생산하지 못한다면 희소금속이 필요한 제품도 더 이상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레이트 웨스턴 미네랄스의 제임스 잉달 최고경영자는 "2014년께 중국은 기본적인 광물을 수출하는 문을 아예 닫을 것"이라며 "그 이유는 모든 제품을 중국 내에서 생산해서 해외로 판매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캐나다ㆍ일본 "중국 밖에서 찾아라"

희소금속의 수요는 향후 연간 10~20%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기모터에 들어가는 네오디뮴 등 희소금속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량을 대비하고, 중국의 독점체재에 맞서 캐나다 광산업자들이 남아프리카와 브라질, 미국 등지에서 새로운 공급원을 찾아나서고 있다. 이들의 계획이 성공할 경우 희소금속의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킬 것이라고 뉴욕타임즈는 최근 보도했다.

프레드릭 바스타인 금속 전문가는 "중국의 무역보호주의가 자원에 적용되면서부터 중국 밖에서 희소금속을 채취하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그레이트 웨스턴 미네랄스 그룹, 레어 엘레멘트 리소시스, 아발론 레어 메탈스, 네오 매터리얼 테크놀로지스 등 캐나다 회사들이 희소금속 찾기에 나섰다.

중국의 수출억제 정책이 진행된다면 더 많은 회사들의 진입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바스타인 전문가는 "이 회사들이 희소금속 생산 계획을 상업적 규모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수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나다 사스케처완 주에 본사를 둔 그레이트 웨스턴 미네랄스는 현재 중국에서 원재료를 얻어 미국의 합금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3년 뒤부터 남아프리카에서 금속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오 매터리얼 테크놀로지스는 중국에 희소금속 물질을 제조하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콘스탄틴 캐래야노폴로스 최고경영자는 "중국이 희소금속에 대한 규제를 지속하겠지만 디스프로슘과 터븀에 대한 수출을 완전히 금지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지침에 따라 광물의 수출 규제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사는 최근 일본의 미츠비시와 최근 손을 잡고 희소금속을 개발하기로 했다. 네오 매터리얼은 브라질의 주석광산에서 희소금속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츠비시가 개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두 회사는 중국 외 다른 나라에서 광산 개발을 같이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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