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比 원전은 5GW이상, 태양광은 2.5GW↑
올봄 최저수요 37.3GW 全발전기 제어 대상

2023년 봄 맑은날(4월 30일)과 흐린날(5월 7일) 전력수요 비교 ⓒ산업부
2023년 봄 맑은날(4월 30일)과 흐린날(5월 7일) 전력수요 비교 ⓒ산업부

[이투뉴스]  원전과 태양광이 벌이는 '치킨게임'으로 올봄 전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두 전원 모두 발전량 조절이 어려운 경직성 전원인데, 매년 GW단위로 동시에 설비량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특성상 출력감발이나 제어가 쉽지 않아서다.

21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국내 태양광 설비용량은 28.9GW(한전PPA·시장참여·자가용 포함)로 2022년 봄(26.4GW)보다는 2.5GW, 2021년과 견줘선 6.8GW 각각 증가했다. 신(新)에너지까지 포함한 이달 기준 설비량은 32.1GW에 달한다.

가스(LNG·43.3GW), 유연탄(38.7GW)에 이어 세번째로 큰 전원이자 여전히 설비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전원이다. 발전량 비중은 아직 10%에도 못미쳤지만 요즘같은 봄철 한낮에는 태양광만으로 전체 수요의 30%이상을 감당할 정도로 영향이 커졌다.

변동성도 비례해 증가했다. 태양광 설비량이 1GW였던 2013년 가을에는 맑은날과 흐린날 전력수요차가 1.4GW에 그친 반면 작년봄에는 11.1GW까지 벌어졌다. 연중 태양광 발전량은 가장 많고 전력수요는 가장 적은 봄철의 이용률 편차가 71%P(20.5GW)에 이른다.

신규 원전 가동과 예방정비 원전감소도 전력비수기 계통운영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에 의하면 새로 가동에 들어간 원전은 신한울 등 작년 대비 5GW 이상 증가했다. 전력수요가 연중 가장 적을  때 거꾸로 발전량 조절이 안되는 원전·태양광이 넘치는 상황이다.

연도별·용도별 태양광 설비용량 추이
연도별·용도별 태양광 설비용량 추이

당국은 이런 영향으로 올봄 최저수요가 역대 최저값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봄철 최소수요는 2020년 42.8GW에서 지난해 39.5GW로 낮아졌고, 올해는 37.3GW를 예상하고 있다. 자가용(BTM) 태양광은 발전량을 계량하지 않아 수요가 준 것처럼 착시를 일으킨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일부 원전 정비를 앞당기거나 연휴기간에는 감발운전을 하고, 필요 시 공기업 소유 태양광과 연료전지·바이오 등 모든 비중앙발전기의 출력제어에 나서기로 했다. 또 자발적 출력제어 서비스시장을 개설해 발전기 손실을 일부 보전해주기로 했다. 봄철 대책기간(3월 23일~6월 2일) 출력제어 확률(시간기준)은 최저 1.3%로 추정했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석탄화력은 사실상 모두 운영정지하고 LNG도 계통운영상 꼭 가동해야 하는 것만 남기고 최소출력으로 돌려도 역부족"이라며 "원전 정비를 최대한 조정해 정지하는 게 가장 좋지만, (한수원과) 협조가 잘 안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당국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정부로서는 보상수단이 없는 다수 민간 태양광을 출력제어하기도 부담스럽고, 하려해도 아직 제어가 안되는 발전소도 많을 것"이라면서 "아무대책없이 원전과 태양광을 동시에 늘리면 매년 봄·가을마다 비상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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