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英 탄소 관련법이 탄소발자국 소프트웨어 수요 확대

미국과 영국에서 '탄소 발자국' 관리 사업에 진출하는 회사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탄소 발자국은 제품의 원료구매, 생산, 운송에서 판매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최종 제품에 표기하는 제도다. 현재에는 단체 또는 개인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를 지칭하는 넓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정부의 탄소법 제정과 거래처 간 압력 등으로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는 소프트웨어의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회사는 소규모 벤처회사부터 세계적인 대그룹까지 다양하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SAP AG,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존슨 콘트롤스(Johnson Controls Inc.), 영국의 탄소 상쇄(Carbon offset) 전문 업체인 캠코 인터내셔널(Camco International Ltd.) 등이 탄소 발자국 측정 소프트웨어 사업에 발을 들인 대표주자로 꼽힌다.

회사들은 녹색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 자사 건물과 공장, 근로자의 업무 출장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발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탄소법, 탄소발자국 소프트웨어 수요 확대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 스토어와 코카콜라, 테스코 Plc 등은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고 있다. 최근 월마트는 가게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의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측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월마트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6만여 업체들이 앞다퉈 탄소발자국 측정에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처로부터의 압력이 소형 업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대표적인 케이스다.

정부의 탄소 관련 법안 제정도 사업 성장에 한몫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런던 한 연구소의 베르단틱스 연구원은 "수만 명의 기업 경영자들이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할 의무와 배출량을 (정부에) 보고하지 못했을 때 물어야 할 벌금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국의 경우 내년 4월부터 탄소감축서약(CRC)이 발효되면서 탄소 측정 제품이 불티나게 팔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RC는 참여자별로 매년 배출량 평가를 하고, 그에 따라 보너스나 벌점을 주는 시스템이다. 현재 5000여개 사업자에게 내년부터 일정량의 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도록 요청한 상태다.

미국에서도 탄소배출을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탄소 관리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이퀼리브리엄 솔루션사를 인수한 에너녹스의 탐 아놀드 부회장은 "소비자들은 1~ 2년 전보다 탄소 발자국을 계산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룸에너지 솔루션(Groom energy solution)이 수행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포춘지 선정 500개 기업 중 절반이 탄소 발자국을 계산하고 있다. 5년 전 20개 기업만이 탄소배출량을 측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늘어난 숫자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부분 탄소 측정은 내부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정부의 탄소 법안이 제정될 경우 상세한 데이터와 철저한 분석을 제시할 수 있는 상업적인 소프트웨어 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룸에너지의 폴 바이어 부회장은 "포춘지가 선정한 500개 회사들이 사무실에 직원 두 명 앉히고 탄소문제를 엑셀로 계속해서 관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룸에너지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50여개 회사가 탄소 관리 소프트웨어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추산된 시장 규모는 5000만달러 정도다. 미국의 탄소법이 제정될 경우 3~4년내 시장규모는 수십 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오픈하이버 & Co의 샘 더빈 스카이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2011년 본격화될 것"이라며 "제도와 환경변화가 일어날 때 대규모 시장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탄소관리 소프트웨어 사업에 진출한 회사로는 SAP AG, IHS, 엔비안스(Enviance), 엔바이론멘탈 서포트 솔루션스(Environmental Support Solutions Inc.), PE 인터내셔널, 프로세스 맵(ProcessMAP Corp.)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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